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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일 런던 기준 오후 1시 30분에 모든 금융 시장의 관심사였던 미국 5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발표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나왔다. 이로써 3월에 미국 소비자 물가가 정점을 찍고 떨어지기 시작할 거라는 대다수의 전망은 빗나가 버렸다. 오히려 4월보다 다시 오르면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 예상인 8.3%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고, 근원지수 또한 5.9%로 낮아지리라는 기대와 달리 여전히 6%을 기록. 특히 아래의 빨간 그래프, 즉 서비스 물가가 2021년 중반부터 계속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의 물가 상승은 유럽과 달리 내수 수요의 강한 압력이 지속적임을 알 수 있다. 미 연준 (FED) 입장에서는 더 강한 긴축 정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지표.

미국 2022년 5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8.6%로 예상 (8.3%)보다 높게 나옴. 40년만의 최고치


1. 잠시 최근의 런투노 전망 복기

두 달 전 (4/12) 아래와 같이 글을 썼었다. 당시 런투노의 결론:
3.1. 미 연준 (FED)은 긴축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전혀 없는 2022년. 여전히 inflation upside risk 및 고물가 지속 위험이 높고,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로 너무 낮다.
3.2.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둔 정치적 압력 속에서 미 연준 (FED)은 긴축 정책을 빠르게 펼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FED Put은 기대하기 어렵다.
3.3. 고물가 + 중간 선거 조합은 역사적으로 미국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4.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1. 오늘 나온 발표 복기 오늘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Table 1.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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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달 전 (5/12) 에는 아래와 같이 적었다. 당시 런투노의 결론:
7월까지 세 번 더 소비자물가 발표가 나올 텐데, 근원 지표 (Core CPI)가 여전히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면 시장은 본격적으로 70년대의 스태크플레이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하리라 본다. 그런데 이번 4월 Core CPI 지표가 6.2%로 나왔다. 매달 0.4%씩 떨어져야 7월에 5% 도달하는 건데, 런투노는 위의 언급한 내용에 비추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본다. 즉 Core CPI가 5% 후반대 수준에서 여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그때까지 금리를 지금보다 100 bps 더 올렸다고 해도 이제 겨우 2%에 도달한 상황일 테고, 실질 정책 금리는 여전히 -3%에서 -4%로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일 거다. 게다가 미국 중간 선거를 몇 달 앞둔 시점이라 고물가에 대한 정치적 압박도 상당할 것. 따라서 주가는 여전히 아직 바닥을 향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Beware of bear market dead cat bounce rallies, but sell in May and go away.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5.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NOT transitory at all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NOT transitory at all

오늘은 고대하던 빅 이벤트,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가 있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매우 변동성이 높았던 하루. CPI가 고점을 찍고 확 떨어져 주길 바랬을 미 연준 (FED)의 희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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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5/21) 에는 다음과 같은 하반기 물가지수 및 미국 주가지수 전망을 했었다.
나는 현시점에서 주가지수의 저점이 결국은 미 연준 (FED)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이상 정책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 모두는 향후 물가 전망 (inflation forecast)에 대한 매크로 뷰 (macro view)에 따라 투자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물가가 2022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떨어지기 시작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런투노는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판단한다.

다음의 세 가지 이유에서이다.
1. 공급 충격 (negative supply shock)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
2. 서비스 중심의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 (persistent inflationary pressure)이 이어질 것.
3. 전통적인 계량 모델 (traditional econometric model)들은 공급 충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것.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5.21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2022 하반기 미국과 유럽 물가 전망 및 미국 S&P 500 주식지수 전망

 

2022 하반기 미국과 유럽 물가 전망 및 미국 S&P 500 주식지수 전망

2022년 초부터 이어진 미국 주가지수 가치 조정으로 인해 이제 고평가 기업 주가들의 거품은 상당히 빠진 상태이다. S&P 500 기준 YTD -18.1% Nasdaq 기준 YTD -27.4% 그렇다면 지금 수준에서 이제 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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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난주 (6/4) 에는 다음과 같이 예상했었다.
그리고 최근 몇 가지 지표를 보면 다음 주에 나올 미국 CPI 또한 다시 상승 반전할 위험이 50% 이상은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음 세 가지 지표가 그 이유이다.
1. 미국 질로우 주택임대지수 상승세 전환
2. 미국 가솔린 가격 상승 (흰색)
3. 미국 중고차 가격지수 상승세 전환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6.04 - [기관투자노트/주간 복기 및 전망] - 2022.5.30-6.3 주간 복기 (EU CPI, US ISM, US NFP) 및 내주 전망 (ECB 통화정책, US CPI)

 

2022.5.30-6.3 주간 복기 (EU CPI, US ISM, US NFP) 및 내주 전망 (ECB 통화정책, US CPI)

6월로 넘어오면서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에 대한 가능성으로 인해, 좋은 지표가 나쁜 소식으로 받아들여지는 흐름이다. 유럽발 CPI는 모두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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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런투노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시나리오대로 수치가 나오고 있는 상황.


2. 예상을 뛰어넘은 오늘의 지표: 광범위한 미국 소비자 물가압력
그렇다면 오늘 발표는 시장의 사전 예상과 비교해서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아래는 오늘 지표 발표에 대한 50여 개 금융기관 및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 분포를 보여준다. 표준 편차로 2 이상의 surprise였고 (bigger than two standard deviation shock), 가장 높은 전망치가 8.5%로 단 한 명의 economist도 8.5% 이상의 수치를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8.6% (아래 노란 마름모 점)

표준 편차로 2 이상의, 단 한 명의 전문가도 예상치 못한 8.6%라는 높은 수치

보통 노동지표에 비해 물가지표는 매달 변동폭이 그렇게 크지 않고 대개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번 지표의 충격은 기존 계량모델이 현재의 상황 예측에 크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우선 히트맵을 보면 거의 모든 부문에서 광범위한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식품 10%대, 에너지도 35%로 장바구니 및 에너지와 같은 생필품 물가 압력이 강하다. 또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Shelter) 관련 물가 상승세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미국 2022년 5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전년 동기 대비 (YoY) 변동 추이 (BofA)

MoM (월간) 비교를 해 보면 주택 (Shelter) 관련 물가 상승세가 0.61%로 더욱 증가했고, 특히 자가주거임대 (OER) 항목이 0.60%로 전월 대비 더욱 상승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체 지표에서 고작 0.8%만을 차지하는 교육 관련 서비스만이 유일하게 월간 대비 하락세 (-1.7%)를 기록했고, 그 외의 모든 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2022년 5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전월 대비 (MoM) 변동 추이


이를 아래 그래프를 통해 시계열로 보면 중요한 주택과 근원 서비스 부문이 꾸준히 상승세임을 알 수 있다.

미국 2022년 5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주택 및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 지속 (Citi)


아래는 미 클리블랜드 연준 (Cleveland FED)에서 계산, 발표하는 중간값 소비자물가 지수 그래프. (Median CPI) 변동폭이 큰 항목들을 제외한 자료로, 지속적인 물가 압력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변동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그래프를 보면 주황색 및 파란색 줄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지속적이고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는 통계 자료. 이 두 줄이 더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미 연준 (FED)으로서는 골치가 아플 일이다.

미국 2022년 5월 소비자물가지수 (Median CPI & Trimmed Mean CPI) 그래프 (Cleveland FED)

그리고 1시간 반 후에 발표한 미시간대학 (Univ. of Michigan) 소비자 장기 기대물가지수 (inflation expectation) 또한 3.3%로 미 연준 (FED)을 더욱 걱정스럽게 할 이유가 하나 더 나왔다.

미국 6월 미시간대학 (Univ. of Michigan)  소비자 장기 기대물가지수 또한 상승세

이러한 자료들에 비추어 볼 때 아마 여름 내내 8% 대의 높은 수준의 물가를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 물가상승률의 정점 또한 4분기나 되어서야 기록할 위험이 50% 이상이라고 판단한다.


3. 시장 반응 및 향후 전망
런던 시간으로 오후 1시 30분에 발표가 나오자마자 미국 S&P 500 주가지수 선물은 미국 현물 시장 개장 한 시간 전부터 크게 하락 시작했다.

6/10 미국 S&P 500 주가지수 선물 가격 변동 추이 (런던시간 기준)

결국 미국 S&P 500 주가지수는 정확히 3900 수준에서 마감. 거래량이 크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나쁜 흐름의 차트.

미국 S&P 500 주가지수 3900에서 마감 (daily candle)


USD 금리 및 채권 시장은 말 그대로 falling knife. 이제 단기 금리시장에서는 미 연준 (FED)의 6월, 7월, 9월 모두 50 bps 금리 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다. 또한 6월 및 7월에 75 bps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재차 반영하기 시작했다. (아래 빨란 화살표)

단기 금리시장에서는 미 연준 (FED)의 6월, 7월, 9월 모두 50 bps 금리 인상을 선반영. 특히 6월 및 7월 FOMC에서의 75 bps 인상 가능성 반영하기 시작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 대를 돌파, 2008년 고점을 넘어설 기세.

미국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3.25%를 찍었다. 단기 금리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금리 곡선은 강한 bear flattening, 즉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크게 상승했다.

이번 주에 5년 및 10년 국채 금리가 3% 대에 접근했을 때 채권 구매에 나선 기관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마 청산 물량이 당분간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다음 주 FOMC 발표 전까지 선뜻 채권 구매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에도 적었지만 나는 아직은 채권을 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파르게 많이 싸진 것은 사실이지만, 더 싸질 것이라고 본다. 주식도 아직은 더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오늘 지표로 인해 다음 주 FOMC에서 미 연준 (FED)이 75 bps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최소한 반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2022년 연말에 3.25%의 FED 정책 금리에 다다르는 것을 선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미국 물가지수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2년 연말까지 4%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시나리오 가능성이 적어도 50% 이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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