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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초부터 이어진 미국 주가지수 가치 조정으로 인해 이제 고평가 기업 주가들의 거품은 상당히 빠진 상태이다.

  • S&P 500 기준 YTD -18.1%
  • Nasdaq 기준 YTD -27.4%

그렇다면 지금 수준에서 이제 주가지수는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할까?

2022년 4800부터 3900까지 떨어진 S&P 500 주가지수


런투노 생각에 이 질문은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이제부터 떨어지기 시작할까?

나는 현시점에서 주가지수의 저점이 결국은 미 연준 (FED)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이상 정책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 모두는 향후 물가 전망 (inflation forecast)에 대한 매크로 뷰 (macro view)에 따라 투자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물가가 2022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떨어지기 시작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런투노는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판단한다.

다음의 세 가지 이유에서이다.
1. 공급 충격 (negative supply shock)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
2. 서비스 중심의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 (persistent inflationary pressure)이 이어질 것.
3. 전통적인 계량 모델 (traditional econometric model)들은 공급 충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것.


1. 현재 미국 및 유럽 (그리고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US CPI)는 3월에 정점을 찍고 4월에는 조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래 이전 글 참고)
2022.04.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1. 오늘 나온 발표 복기 오늘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Table 1.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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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NOT transitory at all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NOT transitory at all

오늘은 고대하던 빅 이벤트,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가 있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매우 변동성이 높았던 하루. CPI가 고점을 찍고 확 떨어져 주길 바랬을 미 연준 (FED)의 희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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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소비자물가지수 (EU HICP)는 3월과 4월에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래 이전 글 참고)
2022.04.04 - [기관투자노트/주간 복기 및 전망] - 2022.3.28-4.1 주간 복기 (유럽 HICP 물가, 미국 고용통계 NFP) 및 내주 전망 (미 연준 회의록 FOMC minutes)

 

2022.3.28-4.1 주간 복기 (유럽 HICP 물가, 미국 고용통계 NFP) 및 내주 전망 (미 연준 회의록 FOMC minutes)

유럽의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이번 주에 나온 3월달 통계에서 다시 한 번 물가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10%에 진입한 나라들도 몇몇 보인다. 미국 노동시장 고용 통계 (NFP)에서는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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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9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유럽 2022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 (HICP) & 미국 고용비용지수 (ECI) 발표: FOMC 단기금리 상승압박

 

유럽 2022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 (HICP) & 미국 고용비용지수 (ECI) 발표: FOMC 단기금리 상승압박

유럽 2022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 (HICP)가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예상치인 7.5%와 같은 수준이었고, 지난달과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기에 정점을 찍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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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비자물가지수 (UK CPI)는 좀 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4월에 3월보다 상승. (아래 이전 글 참고)
2022.04.14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영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 미국 3월 PPI 생산자 물가지수 발표 및 주식시장 macro view

 

영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 미국 3월 PPI 생산자 물가지수 발표 및 주식시장 macro view

요새 inflation 관련 그래프를 보면 무슨 게임스톱 같은 meme stock이나 작전 들어간 코인 차트를 보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내가 주의 깊게 관찰하는 소위 G10 선진국 시장에서 거의 같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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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9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영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cost of living' crisis deepens

 

영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cost of living' crisis deepens

지난 18일에 나온 영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는 시장의 예상 (9.1%) 보다 살짝 못 미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월의 7%보다 올라 4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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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들에 적었으니 현재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 그래프와 같다.

USD, EUR, GBP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 (BBG)

2022년 4월 각국 소비자물가지수 지표에서 미국은 정점을 찍고 하락, 유럽은 정점, 영국은 상승세 유지.


2. 대부분의 기관 및 중앙은행 전망
거의 모든 투자은행들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는 정점을 찍었고 이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 연준 (FED)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더 오를 위험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점진적인 하락을 기대한다. 예를 들면 GS의 경우 아래와 같이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Core PCE)가 정점을 찍고 계속 하락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거의 모든 기관들이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Core PCE) 정점을 찍고 하락을 예상 (GS)

이는 아마도 기저효과 (base effect),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원자재 가격, 가계 소비 둔화 등, 소위 예측에 사용하는 경제 계량 모델 (econometric model)에 입력하는 수치들을 바탕으로 계산한 논리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제 분석팀이나 중앙은행의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모델의 결론을 임의로 수정하거나 무시하는 것도 쉽게 상상할 수 없다.

그 결과, 거의 모든 주류 경제학 모델에 근거한 투자은행들 및 중앙은행에서 이미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상황을 압도적인 과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3. 런투노 생각
하지만 나는 다음의 이유로 대부분의 모델들의 예측에 기반한 투자은행들 및 중앙은행의 물가 전망이 빗나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3.1. 공급 충격 (negative supply shock) 지속. 또한 주류 경제학자들 및 중앙은행들의 전통적인 계량 모델 (traditional econometric model)들은 공급 충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

  • 기존의 경제 계량 모델은 수요 부족을 전제로 예측. 공급 충격을 모델이 제대로 예측하기 어려움
  • 공급 충격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음 (전쟁 장기화, 중국 락다운, 제조업 reshoring 등)
  • 그동안의 중앙은행의 예측이 계속 틀렸다 (transitory inflation?)는 사실이 이를 반증


3.2.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 (persistent inflationary pressure)이 이어질 것. 특히 소비자 물가 상승 및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inflation expectation de-anchoring)이 임금 인상 압박으로 연결 (price to wage spiral)

  • 미국 주거 (shelter) 및 서비스 관련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퍼진 모습
  • 최근 중고차 도매가격은 5월 들어 다시 상승세
  • 원유 가격은 주춤하나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휘발유 가격은 상승세
  • 코로나19 이후 고용시장 환경의 구조적 변화 (조기 은퇴, 이민자 유입 축소 등)로 미국 경제의 NAIRU가 상승했을 가능성
  • 경제주체들이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예상하고 경제행동에 나서면서 임금 인상 요구



4. 결론
앞으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4.1., 4.2., 4.3.)

4.1. 빠른 속도로 물가 정상화 (10%)
물가상승률의 빠른 감소를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들이 대부분 충족되어야만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낮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 및 서방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 모두 취소
  • 국제 공급사슬 정상화 및 미/중 대결 구조 완화
  • 급격한 소비 둔화 및 기대 인플레이션 감소 (미국, 유럽 모두)
  • 노동 공급 증가 및 개방적인 이민 정책 (특히 미국)
  • 부동산 가격 급락 (특히 미국)


4.2.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미 정점을 찍고 앞으로 더디게 하락 (40%)

  •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상품 가격은 속도감 있게 하락할 가능성 존재
  •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서비스 가격은 오히려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 50% 이상
  • 기대 인플레이션 높은 수준 유지


4.3.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고 다시 좀 더 상승 후 더디게 하락 (50%)

  • 독점적 경쟁력을 가진 생산자 및 기업들이 원가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
  •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 50% 이상
  • 정유 및 기타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생산 시설들을 실제로 늘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 (software처럼 copy & paste 또는 server 증설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님)


4.4. 따라서 미 연준 (FED) 최종 정책 금리 수준은 현재의 3%대 수준이 아닌 4%대 이상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 50% 이상

  • 위의 4.2. 및 4.3. 시나리오라면 아마 미 연준 (FED)는 중립 금리보다 조금 높은 3%대 정책 금리가 아닌 4% 또는 그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음.
  • 특히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둔 올해, 그리고 자신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고민할 연준 위원들은 더욱 강하게 긴축의 고삐를 당길 가능성 상당. (누구도 인플레이션을 못 잡은 중앙은행으로 역사에 남고 싶지 않을 것)

이번 금리 인상 구간에서 시장이 예상하는 정책금리 최고점: 미국 3.4% / 유럽 1.6% 수준 (BBG)


4.5. 따라서 미국 주가지수 바닥은 올 3분기, 4분기 전까지는 아직 아님.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 50% 이상

  •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면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신 저가를 갱신하면서 바닥을 계속 확인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판단.
  • 어느 정도 수준에서 더디게 물가가 떨어져 준다면, 2022년 하반기에 S&P 500 지수 기준으로 3000대 중반의 지수 수준에서 바닥을 찍으리라고 예상. (위의 4.2. 시나리오)
  • 만약 우리가 지금 1970년대와 같은 고물가 시대의 초입이라면, 2023년에 S&P 500 지수 기준으로 3000 아래, 2000대 지수 수준에서 바닥을 찍으리라고 예상. (위의 4.3.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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