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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대하던 빅 이벤트,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가 있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매우 변동성이 높았던 하루. CPI가 고점을 찍고 확 떨어져 주길 바랬을 미 연준 (FED)의 희망(?)과는 달리 상당히 광범위한 물가 압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 달 전 아래와 같이 글을 썼었다. 당시 런투노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3.1. 미 연준 (FED)은 긴축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전혀 없는 2022년. 여전히 inflation upside risk 및 고물가 지속 위험이 높고,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로 너무 낮다.

3.2.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둔 정치적 압력 속에서 미 연준 (FED)은 긴축 정책을 빠르게 펼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FED Put은 기대하기 어렵다.

3.3. 고물가 + 중간 선거 조합은 역사적으로 미국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짧은 글 참조)

2022.04.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1. 오늘 나온 발표 복기 오늘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Table 1.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CP..

londonin.tistory.com

 

그리고 한 달이 지난 후 오늘의 지표 분석.

 

숫자 자체는 8.3% yoy로 지난달 8.5%보다 감소한 것은 사실. 하지만 이미 에너지 가격 하락 및 base effect로 인해 수치가 떨어질 거라는 것은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다. 시장은 8.1%를 기대하고 있었고, 런투노가 대화를 나눠 본 미국 투자은행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도 거의 만장일치로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인가? 8.5%에서 8.3%으로 내려갔으니까? 구체적인 지표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이유는 바로 YoY 6.2%를 기록한 근원 소비자물가 (Core CPI), 그중에서도 주택 및 의료 서비스의 꾸준한 강세 때문이다.

 


1. 전혀 일시적이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인 물가 압력 (NOT transitory, rather persistent)

아마도 미 연준 (FED) 역사에 'transitory inflation'이란 말은 최악의 흑역사 중 하나의 발언으로 길이 기억될 듯하다.

 

우선 아래 그래프의 파란색이 근원 서비스 부문 소비자물가 (Core services). 다른 항목과 달리 거의 예외 없이 플러스 값을 찍고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은 편. (특히 초록색인 에너지와 노란색인 식품과 매우 대조적) 이 파란색이 계속 상승세라는 것은, 미국 물가 압력이 상당히 지속적이고 넓게 퍼져있다는 반증이다.

미국 2022년 4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8.3%로 예상 (8.1%)보다 높게 유지 (YoY)

특히 아래 그래프의 월간 (MoM) 변동폭을 보면 이 근원 서비스 부문 항목이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나 상품은 공급 충격이라고 해도, 이렇게 서비스 부문이 강하다는 것은 수요 충격 (특히 주택)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미 연준 (FED)의 가장 중요한 통화 정책 수단이 바로 이 지나친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는 정책 금리 인상이다. 

미국 2022년 4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0.3% (MoM): 특히 서비스 부문 증가 지속

 

2. 주택 및 의료 서비스 상승세 지속 (Strong trend in Shelter & Medical care services)

그나마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전체 상승세는 꺾였지만, 근원 소비자물가의 강세, 특히 주택 (Shelter) 관련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0.5%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말 단순하게 아래 히트맵을 보면 4월분에 오히려 3월에 비해 초록색이 늘고 빨간색이 줄어드는 강한 물가압력 지속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2022년 4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전월 대비 (MoM) 변동 추이 (BofA)

하지만 Base effect로 인한 전년 동기 대비 (YoY) 물가 상승 추세는 아래에서 보듯 조금 꺾였다. 그런데 오히려 가장 비중이 높고 중요한 주택 (Shelter) 관련 물가 상승세는 더 이어지고 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의료서비스 (Medical care services) 또한 상승세. (짙어지는 초록색...) 덕택에 근원 소비자물가 (Core CPI)는 6.2% (YoY)라는 높은 수치 기록. (시장 예상 6.0%)

미국 2022년 4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 전년 동기 대비 (YoY) 변동 추이 (BofA)

이를 시계열로 보면 참 꾸준하게도 오르고 있는 주택 (Shelter) 물가를 확인할 수 있고 (아래 그래프 왼쪽), 또한 주택과 교통비를 제외한 서비스 부문이 꾸준히 상승세임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래프 오른쪽)

지속적인 주택 관련 물가 상승 압박 (OER & Rent) 및 그 외 다른 서비스 물가 상승세 지속 (Citi)

아래는 미 클리블랜드 연준 (Cleveland FED)에서 계산, 발표하는 중간값 소비자물가 지수 그래프. (Median CPI) 변동폭이 큰 항목들을 제외한 자료로, 지속적인 물가 압력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변동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그래프를 보면 주황색 및 파란색 줄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적이고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는 통계 자료. 이 두 줄이 더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미 연준 (FED)으로서는 골치가 아플 일이다.

미 클리블랜드 연준 (Cleveland FED) 중간값 소비자물가 지수 그래프 (Median CPI)


3. 향후 전망

오늘 지표 발표 후에 미국 금리는 단기를 중심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bear flattening 시세를 이어가다가, 장 중반 차익 실현 및 30년 만기 중심으로 RM 현물 채권 매수 흐름으로 넘어가면서 twist flattening 하는 특이한 모습으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 2년 만기 금리 점프 (13:30 런던시간 US CPI 발표)

일부는 이를 미 연준 (FED)이 지나치게 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어서 경제성장률의 하방 압력 증가로 장기 금리가 하락했다는 식의 그럴듯한 설명을 하기도 했다. (소위 FED will overkill ther economy, 해석하자면 물가를 잡기 위해 경기를 죽인다?)

 

그런데 이러한 해석은 좀 억지스럽다는 게 런투노 생각이다. 시장에서 하루 동안 일어나는 움직임을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거나 끼워 맞추려는 해석은 별 의미가 없다. 그냥 지표 발표 이후 시장 참가자들이 각자 자신들의 포지션을 긴박하게 정리한 하루였고, 오늘의 움직임이 앞으로도 계속 30년 중심의 장기 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늘 지표에서 확인한 지속적이고 폭넓은 물가 압력은 미 연준 (FED)으로 하여금 정책 금리를 중립 수준 (2%에서 2.5%)에 멈추지 않고, 그 이상 긴축적으로 정책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더 증가시켰다. 따라서 시장이 기존에 3.25% 정도의 최종 정책 금리를 예상하던 수준에서 앞으로 최소 4% 또는 그 이상 수준까지 더 금리가 오르는 것을 반영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미 200 bps 정도의 미 연준 (FED) 정책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2022년도는 어느 정도 유지한 채 (좀 더 오르긴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2023년에 연준의 추가 인상을 더 많이 반영하는 흐름으로 시장 금리가 더 올라가리라 예상한다. 또한 지금의 3.25%대 최종 금리가 아닌, 4%대 이상 수준의 최종 정책 금리가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오늘 상당히 하락한 30년 만기 중심의 장기 금리는 앞으로 미 연준 (FED)의 최종 정책 금리 수준 및 관련 불확실성을 포함한 보다 더 높은 term premium을 반영해야 한다. 따라서 오늘의 장기 금리 랠리는 일시적인 포지션 조정, 차익실현 및 real money의 buy the dip 매수세의 확인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아마도 미국 주식 시장 약세 등이 금리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거다. 또한 쇼트 포지션이 쌓여 있어서 하루 이틀 금리가 좀 더 하락하는 흐름을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 후에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리라고 생각한다.

 

Still, sell the rallies. Add bear flatteners.

 

이제 계속 연준 위원들이 나와서 한 마디씩 할 텐데, 예정되어 있던 Daly SF FED 의장은 갑자기 취소를 했네? 아마 내부에서 어떻게 메시지를 내놓을지 꽤 고민이 될 듯하다. 런투노 생각에 너무 확정적인 발언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물가를 꼭 잡겠습니다. 믿어주세요. 너무 물가가 높아요.' 등등의 발언과 '우리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가 뒤섞여 나오면서 '강한 결단을 내리겠습니다. 모든 정책 옵션이 가능합니다' 등등으로 이어지리라 예상.

미 연준 (FED) 공식 일정: 이외의 추가 언론 인터뷰도 늘 가능

 

좀 결이 다른 얘기지만, 미 연준 (FED) 위원들, 특히 의장이나 부의장은 분명 자신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에 대한 고려를 안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자리에 있다면, 나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아마도 미 연준 역사에 '물가를 잡지 못한 연준 의장'이라는 오명으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지금도 연준 위원들 방에 Arther Burns의 초상화가 반면교사처럼 걸려있다고 들었다. (1970년대 물가를 잡는데 실패한 연준 의장)

Arthur F. Burns - Wikipedia

 

Arthur F. Burns - Wikipedia

American economist, diplomat, and 10th Chairman of the Federal Reserve in the United States Arthur BurnsIn officeJune 30, 1981 – May 16, 1985PresidentRonald ReaganPreceded byWalter StoesselSucceeded byRichard BurtIn officeFebruary 1, 1970 – January 3

en.wikipedia.org

그렇다면 연준 위원들이 보일 앞으로의 언행은 나름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2022년 금리 또한 6월 FOMC나 7월의 75 bps 가능성이 아직 시장에 20% 정도밖에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단기 금리 중심으로 다시 금리가 상승할 여지가 꽤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의 경우, S&P는 4000 주변에서 하루 종일 계속 싸우다가 (4000 strike option의 open interest가 제일 많다.) 결국 4000을 깨고 마감했다.

위에서 말한 런투노의 금리 전망에 비추어볼 때, 아직 바닥을 논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굳이 가격을 말하자면 3800에서 3400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동시에 미 연준 (FED)이 추가로 100 bps를 인상했을 올 7월 즈음에 (6월 및 7월 FOMC 이후)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느냐를 지켜봐야 한다. 즉, 가격과 시간의 두 가지 축으로 접근하고 있다.

 

7월까지 세 번 더 소비자물가 발표가 나올 텐데, 근원 지표 (Core CPI)가 여전히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면 시장은 본격적으로 70년대의 스태크플레이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하리라 본다. 그런데 이번 4월 Core CPI 지표가 6.2%로 나왔다. 매달 0.4%씩 떨어져야 7월에 5% 도달하는 건데, 런투노는 위의 언급한 내용에 비추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본다. 

 

즉 Core CPI가 5% 후반대 수준에서 여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그때까지 금리를 지금보다 100 bps 더 올렸다고 해도 이제 겨우 2%에 도달한 상황일 테고, 실질 정책 금리는 여전히 -3%에서 -4%로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일 거다. 게다가 미국 중간 선거를 몇 달 앞둔 시점이라 고물가에 대한 정치적 압박도 상당할 것. 따라서 주가는 여전히 아직 바닥을 향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Beware of bear market dead cat bounce rallies, but sell in May and go away.

 

 

오늘의 교훈:

시장은 언제나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법이 없다. 

 

 

 

보너스 잡설

이번 주 테라와 루나 코인의 급락이 인상적이었다.

 

아래 JPM 자료에서 보듯 테라가 몰락하면서 이더리움이 상대적으로 DEFI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모습도 흥미로움.

테라의 몰락을 조지 소로스의 영국 파운드화 베팅, 2000년대 홍콩 달러 peg 베팅 등등에 비유하는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 Tether와 같은 collateralized stable coin이 과연 peg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난 회의적이라고 본다. 유동성 파티의 끝에서 좀 더 많은 벌거벗고 수영하는 사람들이 드러나는 2022년이 이어지지 않을까?

 

Tether의 peg가 무너질 경우, 나름 상당한 위험 자산 가격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켜보는 중. 결국 어디에 지나친 leverage가 존재하느냐가 금융시장 충격의 핵심인데, 아무래도 DEFI가 제일 불투명하고 의심스럽다. 

Top Stablecoin Tokens by Market Capitalization | CoinMarket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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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inmarketcap.com

테라에 대해 여러 글들을 읽어봤지만 역시 Matt Levine처럼 명쾌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

아래 칼럼 강추.

https://www.bloomberg.com/opinion/articles/2022-05-11/terra-fl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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