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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에 나온 미국 CPI가 물가 하락에 대한 기대를 실망으로 바꿔버린, 그리고 모든 자산 가격을 하락 반전시킨 일주일.


1. 주요 경제지표

1.1.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로 대체.

2022.09.13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8월 CPI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higher for longer

 

미국 8월 CPI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higher for longer

지난달에는 예상을 깨고 약한 결과가 나온 미국 7월 CPI. 2022.08.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7월 CPI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one month's figure does not make a trend 미국 7월 CPI 발표 (8...

londonin.tistory.com

개인적인 감상을 기록하자면, 생각보다 덜 떨어져서 많이 놀랐다. 과거 글들을 통해서 물가가 생각만큼 빨리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적었던 나조차도, 이번 지표에서는 생각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최근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는 유가 (특히 미국 가솔린 가격) 및 중고차 같은 일부 품목 가격 추세 등을 감안하면 이번 달 지표는 예상보다 좀 더 낮게 나올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었다.

미국 휘발유 가격 추이 (GasBuddy)

또한 지난 8월의 Powell 의장의 Jackson Hole 발언 이후, 금리 또한 상승세를 이어온 상황. 따라서 예상보다 낮은 지표 및 단기적 금리 하락 전환 흐름이 나올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고 있었다. 대부분의 채권 시장 참가자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면서, 오히려 근원 CPI는 예상보다 두 배 더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한 8월 미국 CPI.


1.2. 미국 NY Fed 기대인플레이션

이번 주 초에 나온 NY Fed의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 설문 조사는 최근 꺾이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 흐름을 보여줬다. 아마도 위에 적은 휘발유 가격 하락세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

NY Fed Inflation Expectations, 2022.9.12

1.3. 미시간대학 기대인플레이션

금요일에 나온 미시간대학 기대인플레이션 수치도 아래와 같이 하락세. 

미시건대학 기대인플레이션, 2022.9.16

이 두 가지 기대인플레이션 수치를 보면서 연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


2. 중앙은행 정책

2.1. ECB hawkish pivot from Lane

9.14에 나온 EC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Lane의 발언은 향후 ECB의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의미 있는 내용이었다.

https://www.ecb.europa.eu/press/key/date/2022/html/ecb.sp220914~79c898d157.en.html

 

Monetary policy and the money market

Search Results --> Home Media Explainers Research & Publications Statistics Monetary Policy The €uro Payments & Markets Careers

www.ecb.europa.eu

다음 두 가지 단락이 핵심이라고 판단:

In the context of a long projected period with inflation far above target, the net upside risks to inflation and taking into account that the current setting of the key policy rates is still highly accommodative, it was appropriate to take a major step that frontloads the transition from the prevailing highly-accommodative level of policy rates towards levels that will support a timely return of inflation to our target.

Moreover, all else being equal, in calibrating a multi-step transition path, the appropriate size of an individual increment will be larger, the wider the gap to the terminal rate and the more skewed the risks to the inflation target.

 

한 마디로 말해서, 좀 늦었고 위험하니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 더 크게 금리 인상을 하시겠다는... 지난 ECB 9월 75 bps 금리 인상을 합리화하는 발언으로 읽히지만, 또한 앞으로도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떡밥이기도 하다.

 

이번 달 초만 해도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를 하신 분이, 이렇게 180도 태세 전환을 하시는 것을 보니 조금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의 높은 물가상승률에 심지어 몇 안 남아있던 비둘기파 중앙은행 정책결정권자들마저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

 

2.2. 미 연준

이번 주는 FOMC를 앞두고 연준 blackout 기간이라 새로 나온 발언은 없었다. 하지만 금요일에는 최근 Fed whisperer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Wall Street Journal의 Nick Timiraos 기자가 좀 더 매파적인 연준의 입장을 담은 기사를 낼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런던 시장에서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번에는 아직 그런 기사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

 

나중에 따로 글을 적겠지만 위의 1.2. 및 1.3. 기대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이번 연준은 75 bps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 (즉, 100 bps 금리 인상은 없을 것) 아래에서 보듯, 이제 시장은 20% 확률로 100 bps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고, 2023년 3월에 4.4% 수준의 최종 금리를 예상하고 있다.

FF future 시장의 연준 정책 금리 반영


3. 채권 및 금리 시장 (Bond & Rates)

3.1. 미국

CPI 지표 발표 이후, 단기 금리 중심 급상승. 2년 금리는 지표 발표 이후에만 하루에 25 bps 이상 올랐고, CPI 지표 이전 저점 대비 40 bps 폭등했다. 따라서 곡선은 강하게 bear flattening. 특히 실질 금리가 전반적인 상승세. BEI는 twist flattening 하면서 연준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이라는 (즉,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려서 결국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 기대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물가를 잡기 전까지는 계속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채권쟁이들이 주식쟁이들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할까?)

미국 채권 및 금리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가파른 상승세의 미국 2년 채권 금리


3.2. 유럽

미국 채권 금리 상승의 물결이 유럽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유럽 및 영국 금리 모두 장기 금리는 오히려 하락한 일주일. 시장에서 이번 상반기 내내 이어진 유럽 은행들의 mortgage hedging paying flow (주로 15년 만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영국 장기 채권 저점 매수 흐름도 조금 보이기 시작한 느낌.

 

또한 다음 주말로 다가온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독일-이태리 금리 스프레드는 생각보다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스프레드 확대 위험은 총선 결과가 나온 이후에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럽 채권 및 금리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4. 외환 (FX), 원자재 (Commodities) 및 주식 (Equities) 시장

4.1. 외환

ECB의 강한 매파적 자세로 한풀 꺾이고 있던 유로 약세 및 달러 강세를, 9/13 미국 CPI 지표의 upside surprise가 다시 되돌려버렸다. 또한 중국 위안이 7을 돌파하고, 원화 또한 1400원을 위협하면서 아시아 금융 위기가 오는 거 아니냐는 런던 시장의 우려가 조금 많이 들리기 시작.

환율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미국 CPI 발표 이후 DXY 다시 상승 전환 - 강한 달러는 지속중


4.2. 원자재

긴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그리고 유럽연합의 에너지 보조금 및 시장 개입에 대한 기대로 인해 에너지 관련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 또한 실질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금 가격 약세. 공급 관련 이슈 등으로 니켈 가격이 5% 이상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원자재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농산물 가격 상승세, 특히 주식인 쌀, 밀, 옥수수 등의 가격 상승세가 조금 우려스럽다. 이번 여름의 가뭄 및 작황 감소 등을 고려하면 밥상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지속 중.

원자재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4.3. 주식

채권 및 외환 시장과 마찬가지로 미국 CPI 발표가 상승세를 180도 바꿔 버렸다. 아래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듯이 13일 하락 갭 오픈한 S&P500 지수 가격 흐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미국 S&P500 지수: 9/13 CPI 발표 이후 갭 하락 오픈

미국 시장의 하락폭이 크고, 중국 지수들 또한 코로나 봉쇄, 부동산 관련 위기 등등이 겹치면서 약세.

각국 주식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미국 주식 섹터들은 health care 및 energy 섹터가 그나마 선방했다고 할 수 있으나 모든 섹터 하락. 다시 한번 물가의 무서움을 느낀 한 주.

미국 주식 시장 섹터별 주간 변동 (런투노)

특히 운송업 지수, 그리고 특히 earning guidance를 대폭 하향 발표한 Fedex의 가격 움직임은 향후 주가 향방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앞으로 이어질 기업들의 실적 하향 발표의 신호탄이라고 판단.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 20% 이상 하락한 Fedex와 DJ 운송업 지수


5. 이번 주 교훈 및 다음 주 전망

미국 CPI 지표 발표 이전에 포지션을 거의 줄인 이후, upside surprise 발표 직후 다시 공격적으로 단기 금리 중심의 short position 운용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점은 칭찬. 나의 bearish view와 상관없이 계속 이익실현을 하면서 in & out 하는 운용의 장점을 기억하자.

 

다음 주는 FED FOMC, BOE MPC가 핵심.

 

FOMC에서는 SEP 및 dot chart를 통해 연준은 다시 한 번 higher for longer라는 매파적 메세지를 강조하리라고 예상한다. 금리 인상은 75 bps 규모로 이제 정책 금리는 3.25% 수준에 다다른 후, 12월에 4%대 금리에 도달하리라고 판단한다. 이는 현재 시장이 선반영중인 내용과 큰 차이는 없다. 아마 연준이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 점도표를 통해 얼마나 더 높게 책정하느냐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준 예상에 대해서는 따로 분석글을 적어서 정리할 생각.)

 

FOMC 이후에 단기적으로 buy the fact 흐름의 일시적인 채권 및 주가 rally가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채권 금리는 FOMC 이후 장기 중심으로 금리의 일시적 하락세가 월말까지 나올 가능성을 주시한다. 하지만 여전히 buy on dip 보다는 sell the rally에 방점을 둘 생각.

 

주식의 경우 Fedex surprise에서 보듯, 앞으로는 실적 하회 압박으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 S&P 500 기준으로 3800 수준에서 살짝 런투노 개미 포트폴리오 주식 비중을 높여볼 생각이다.

2022 9/20 - 9/23 주요 경제 event (HSBC)

 


6. Chart for thought

MS가 'TINA has left the building'이라는 재미있는 차트를 냈다. TINA는 There is no alternative의 약자로, 다른 대안이 없으니 주식을 (특히 미국 주식, S&P 500 지수나 Nasdaq) 살 수밖에 없다는 지난 몇 년간의 기관투자자들의 자산배분을 설명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금리가 많이 올라서 주식의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이야기. 이는 주식 자산배분이 줄고, 따라서 추가 주가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TINA has left the building (MS)

특히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변동성 및 위험 대비 채권의 상대적 매력도를 높이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 주식은 다시 매력도를 찾기 위해 가격이 더 싸져야 한다. (그래야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것) 반대로 채권은 이미 많이 싸진 것인데 (금리는 상승중이니까), 문제는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아지면 채권 또한 더 싸질 수 있다는 점. 결국 단기적 관점에서 주식이나 채권 모두 더 가격이 싸질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래서 높은 물가상승률은 모든 금융자산 가격의 적!


지난 9/16은 30년 전인 1992년에 유명한 macro hedgefund 투자자인 소로스 (George Soros)가 영국 중앙은행의 고정환율을 깨버리고 큰돈을 벌은 것으로도 유명한 Black Wednesday 30주년이었다. 그리고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영국 파운드화는 1985년 이후 달러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래 카툰에서 보듯, 파운드의 벽돌이건, 파운드의 종이이건 간에, 파운드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특히 30년 파운드 채권 가격 하락세가 가장 큰...) 하지만 현재의 달러 강세는 1) 전쟁 2) 공급 충격 3) 반세계화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파운드뿐 아니라, 유로, 엔, 위안, 그리고 원화까지 거의 모든 외환 가격의 달러 대비 약세는 연말까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till USD is king & cash is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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