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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일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ECB GC) 발표는 ECB가 금리인상을 기정 사실화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대부분의 내용은 런투노가 예상한 아래 글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22.06.08 - [기관투자노트/중앙은행 정책] - 2022.6.9 유럽중앙은행 (ECB) 통화정책회의 전망

 

2022.6.9 유럽중앙은행 (ECB) 통화정책회의 전망

하루 앞으로 다가온 6/9 유럽중앙은행 (ECB) 통화정책회의. 간단히 현재 상황 및 시장 분위기를 정리해본다. 1. 통화정책 발표 내용 1.1. QE 종료 발표 정책 금리 인상의 전 단계로 QE의 6월 말 또는 7

londonin.tistory.com

 

하지만 정책 발표문에서 두 가지 의미심장한 변화가 있었다.

 

1. 경제 전망 수치 구체적 언급

보통 런던 시간 기준으로 12시 45분에 정책 발표문이 나오고 13시 30분에 총재의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그리고 기자회견 서두 발언을 통해 매 3개월마다 최신 경제 전망 수치를 총재가 직접 발표를 하는 게 기존의 관례였다.

 

우선 발표문 시작이 의미심장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 천명으로 시작.

High inflation is a major challenge for all of us. The Governing Council will make sure that inflation returns to its 2% target over the medium term.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정책 발표문에 최초로 포함되어 있었다. 물가상승을 좌시할 수 없다는 압박감의 표현이자, 금리인상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ECB 내부의 비둘기파들을 설득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또한 아직 반신반의하고 있던 시장 참가자들에게 상향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통해 일종의 향후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forward guidance를 제시한 느낌.

The new staff projections foresee annual inflation at 6.8% in 2022, before it is projected to decline to 3.5% in 2023 and 2.1% in 2024 – higher than in the March projections. This means that headline inflation at the end of the projection horizon is projected to be slightly above the Governing Council’s target. Inflation excluding energy and food is projected to average 3.3% in 2022, 2.8% in 2023 and 2.3% in 2024 – also above the March projections.

 

특히 2023년 전망치가 3.5%로 기존의 2.1% 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당면한 물가상승 압력을 ECB도 뒤늦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그리고 향후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2.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forward guidance

다음과 같이 3단계로 향후 정책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7월에 25 bps 인상을 미리 발표했다는 면에서 상당히 특이했다. 이는 사전에 금리인상 신호를 강하게 나타냈다는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이럴 거면 왜 당장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한 달을 기다린다는 것이냐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

 

ECB가 제시한 경로는 (1) 7월에 25 bps 인상, (2) 9월에 25 bps 또는 필요하다면 그 이상 인상, (3) 9월 이후에도 추가 인상 시사,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1) Accordingly, and in line with the Governing Council’s policy sequencing, the Governing Council intends to raise the key ECB interest rates by 25 basis points at its July monetary policy meeting...

 

Looking further ahead, the Governing Council expects to raise the key ECB interest rates again in September. The calibration of this rate increase will depend on the updated medium-term inflation outlook. If the medium-term inflation outlook persists or deteriorates, a larger increment will be appropriate at the September meeting.

 

Beyond September, based on its current assessment, the Governing Council anticipates that a gradual but sustained path of further increases in interest rates will be appropriate...

 

3. 기자회견

이번 회의 및 기자회견은 ECB 본부가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d_utpAxGMYo

역시 금리인상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경제전망 예측이 틀린 것에 대한 비판 등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라가르드 (Lagarde) 총재는 ECB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전문가들의 경제전망 예측이 빗나갔다며 해명에 나섰다. 전쟁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답변도 나왔고, 러시아의 책임이 크다는 이야기도 언급. 

 

런투노가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중립금리 수준 및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언급이었는데, 라가르드 (Lagarde) 총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고 이번에는 이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답변을 비켜 갔다.

 

Lagarde: The neutral rate: this is a topic that we have deliberately decided not to have on the occasion of this Governing Council meeting. I am sure that we will ad nauseum argue as to whether it is 0.96 or 1.97 or beyond, or below or whatever. Suffice to say that the neutral rate over the course of time for multiple reasons, having to do with productivity, with demographics and all the rest of it, has gone down. But where it stands exactly, we have decided not to discuss it on this Governing Council meeting. Believe me, we had plenty to discuss so we saved a little bit for later. To be fair as well, it's not something that we can observe and determine with precision today. It's as you get closer, we will understand better where exactly it stands – and we will debate it. I have no illusion on that.

 

런투노는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 중립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term premium 및 upside skew를 더 강화시킬 수밖에 없기에 금리에는 상승 압력이라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여담으로 Madame Scarf (라가르드 총재의 별명)가 기자회견마다 늘 하고 나오는 스카프를 하지 않고 나왔다는 점에서 오늘 라가르드 총재는 매우 매파적인 자세를 드러냈다는 농담도 나왔다.

 

PRESS CONFERENCE (europa.eu)

 

Monetary policy statement (with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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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ecb.europa.eu

 

4. 경제전망 수치 발표

경제성장률은 하향조정, 인플레이션은 상향조정. 특히 아래 빨간 화살표로 표시한 인플레이션 예측치가 크게 상향 조정되었고, 전망 기간 동안 내내 정책목표인 2% 이상 유지할 것으로 예상치가 수정되었다. 특히 2023년 수치가 3.5%로 지난 3월의 2.1% 수준보다 크게 상향 수정, 목표를 1.5%나 상회하는 모습. 이는 향후 ECB 통화정책의 지속적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정책을 시사하는 강한 신호라고 판단한다.

ECB 2022년 6월 경제전망수치: 경제성장률은 하향조정, 인플레이션은 상향조정 (ECB)

 

 

이번 정책 전망은 2022년 원유 가격은 $110 미만 수준, 2023년은 100$ 미만 수준을 예상한 수치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유가가 $ 120 대에서 머물거나 또는 그 이상으로 오르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ECB 인플레이션 전망은 추후에 또다시 상향 수정되고, 정책 금리는 추가 인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5. 시장 반응

이미 2022년에만 125 bps의 정책금리 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던 시장은, ECB 발표 이후에는 150 bps까지 금리인상 경로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또한 7월 및 9월에서 50 bps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40% 이상 반영하기 시작.

유럽 금리스왑 시장가격: ECB 정책 금리가 내년 4월까지 거의 240 bps 인상하는 것을 선반영

또한 독일 2년 만기 국채 금리 또한 최근의 강한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독일 2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세 지속

그리고 이번 회의에서 유럽 주변국 금리 스프레드 확대를 막기 위한 정책수단 언급이 전혀 없었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 주변국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이탈리아 국채 10년 스프레드는 계속 확대 추세를 이어가는 중. 250 bps에서 300 bps 수준까지 확대하는 흐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 275 bps 수준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ECB의 정책 수단이 나오지 않을까?

독일-이탈리아 국채 10년 스프레드 상승세 지속

시장에서는 ECB 발표 이후에 일부 30년 만기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채권 매입 수요가 나오기도 했고, 이탈리아 쇼트 포지션 차익 실현 거래도 꽤 나오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채권 투자자들은 선뜻 채권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고, 라가르트 기자회견 이후에는 헤지펀드 중심으로 추가 이탈리아 쇼트 물량이 나오는 등, 여전히 금리 상승 압력이 시장을 지배하는 흐름이다.

 

아마 7월의 첫 ECB 금리 인상 전까지는 대형 연기금 및 기관들은 섣불리 채권 매입 투자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Sell the rall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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