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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런투노가 주로 거래하는 G3 금리 시장 중 두 곳에서 중요한 통화정책발표가 나왔다. 미국 FED FOMC는 50 bps 정책 금리 인상, 영국 BOE MPC는 25 bps 정책 금리 인상을 실시, 두 나라 모두 1%의 정책 금리 수준에 도달.

역시나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실수도 하고, 교훈도 많았던 한 주.


1. 주요 경제지표 + 채권 시장 (Bond & Rates)
평소 같으면 미국 ISM 지수나 NFP 발표에 많은 신경을 쓸 텐데, 올해는 많이 다르다. 워낙 중대한 통화정책 전환기의 한가운데에 있는 상황이라 인플레이션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져 있다.

FOMC에 묻혀 가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주에 워낙 중요한 지표가 많이 나왔으니 간략히 정리.

중요한 미국 경기 선행지수인 4월 ISM 제조업 지수는 미국 경기도 슬슬 느려지는구나 싶은 모습. 여전히 공급망 병목 현상은 대다수 조사 대상 기업들의 큰 고민.

2022.4월 ISM 제조업 지수: 신규 주문 및 고용 둔화

미국 4월 ISM 서비스업 지수도 점점 하락세.

2022.4월 ISM 서비스업 지수: 감소세


5월 3일에 나온 미국 JOLT (채용공고) 지표는 여전히 뜨거운 미국 고용 시장을 반영.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거의 두 개 남아서 기업들이 사람을 뽑는데 어려움을 겪고, 또 잠재적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위험. (물가 상승 압박)

일자리가 구직자의 거의 두배... 너무 좋아서 문제. 구인난 심각 + 임금상승 압박


5월 6일에 나온 2022. 4월 미국 고용지표는 고용자수 42.8만으로 예상보다 높은 수치. 실업률 살짝 올랐지만 당장은 크게 의미 없는 수준.

2022. 4월 미국 고용지표. 여전히 양호

따라서 위의 미국 경제지표들을 요약하면,
1. 여전히 강한 미국 경제 체력
2. ISM 선행 지수는 둔화. 향후 경제 성장률 낮아질 가능성
3. 고용 시장 과열
결론: 미 연준 (FED)가 현재 긴축 정책을 유지하는 데 아무 지장 없는 상황.

그리고 유럽 3월 생산자물가지수 (PPI)는 '가즈아!'
유럽 주식 지수가 이런 차트가 나와야 할 텐데.... PPI가 이러면 어쩌나 싶다.
기저효과로 올 하반기 지나면서 점점 떨어지겠지만 이건 너무 심한데, ECB는 과연 언제까지 'gradual normalisation'을 반복할 것인가.

2022.3월 유럽 생산자물가지수 (PPI)

채권 금리는 유럽은 단기, 미국은 장기를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컸던 한 주.



2. 중앙은행 정책 + 채권 시장 (Bond & Rates)
이미 아래 글들에서 자세히 적었으니 반복은 생략.
2022.05.05 - [기관투자노트/중앙은행 정책] - 2022.5.4 미 연준 FOMC 통화정책발표 복기: "75 bps 'NOT' actively considered"

 

2022.5.4 미 연준 FOMC 통화정책발표 복기: "75 bps 'NOT' actively considered"

오늘 미 연준 (FED) FOMC 통화정책 발표는 시장의 예상대로 50 bps 정책 금리 인상과 6월부터 시작하는 빠른 QT 일정이 나왔다. 정책 발표 문구에서 두 가지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Ongoing incre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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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시장 당일 하루 시장 반응만을 본 후에 dovish / hawkish 결론을 내리는 오류를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겼다. 

2022.05.06 - [기관투자노트/중앙은행 정책] - 2022.5.5 영국중앙은행 (BOE) MPC 통화정책발표 복기: Stagflation is not a word we use (Bailey)

 

2022.5.5 영국중앙은행 (BOE) MPC 통화정책발표 복기: Stagflation is not a word we use (Bailey)

미 연준 FOMC와는 달리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매우 전망이 엇갈리던 영국중앙은행 (BOE) MPC 통화정책발표. 25 bp 금리 인상과 함께 상당히 우울한 경제 전망치 제시가 나왔다. 특히 영국중앙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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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식(Equities) 및 기타 금융 시장
지난 4월은 주식시장에서 꽤 큰 조정이 있었다.
그리고 FOMC의 역사적인 50 bps 금리 인상과 함께 상당히 변동성이 높았던 이번 5월의 첫 주.
무슨 대단한 폭락이 있었던 것 같지만, S&P 500 지수는 전주 대비 겨우 -0.21%, Nasdaq 종합지수는 -1.54% 빠졌을 뿐이다.

미국 주식 시장은 상당한 변동성이 있었고, 이제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익을 못 내는 주식들에서 대장주들로 하락이 번지는 모습. 특히 FOMC 발표 이후에 반짝 반등했던 주가지수는 다음날에 상승분을 다 토해냈다. 특히 에너지와 USD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자산군의 하락. 정말 숨을 곳이 없었던 하루.

궁금해서 여러 기관들 및 시장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대부분 정확히는 모르겠다는 반응들.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여러 가지 그럴싸한 이야기로 시장의 움직임을 설명하려고 시도하지만, 이럴 경우 십중팔구는 그냥 누군가 포지션을 거하게 청산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실제로 채권 시장에서는 long only real money fund들이 미국 30년 채권을 3% 수준에서 꽤 매수했다가 30년 금리가 3.10% 깨고 오르기 시작하자 선물을 통해 많이 헤지하는 흐름에 hedge fund들이 잡고 있던 5s30s flattener에서 stop out 나오면서 장기 금리 중심으로 확 팔려버렸다. 주식 시장에서는 여러 ETF에서 현금화하는 주문이 많이 몰리고, 또 일부 펀드들이 포지션 청산 및 리스크 축소에 나서면서 cash equity 중심으로 많이 빠졌고, short put option stop out도 꽤 일어난 모양이다.

환율은 역시 USD 강세, EUR 분전, 골로 가는 GBP? 아는 hedge fund sales 지인을 통해 듣자 하니, 대부분 기관들이 long USD vs. somthing 포지션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The whole world and their brothers are long USD against something!')

에너지 가격, 특히 유가는 지난 수년간의 만성적인 생산 투자 부족 +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 유럽 단계적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 + 미국 전략 비축유 추가 저장 계획 등이 맞물려 다시 상승세.

마지막으로 런투노 개인 포트폴리오에 금을 추가로 매수했다. hedge fund들은 대부분 금과 은 쇼트 치고 있다고 해서 살짝 불안하기는 하지만, 나의 매크로 전망에 따른 계획대로 운용하기로 결정.
2022.05.07 - [개미투자노트/투자철학 및 전략] - 2022.5.3 현금 비중 축소 및 금 추가 매수

 

2022.5.3 현금 비중 축소 및 금 추가 매수

이전에 적었듯이 지난 4월에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가능성이 60% 이상이라고 판단, 금 매수를 시작했다. 2022.04.2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IMF 2022년 4월 세계경제전망 (World Economic Outlook): 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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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번 주 교훈 및 다음 주 전망
주초부터 미국 금리에서 5 bp 정도 모은 이익을 FOMC 당일에 -15 bps 가까이 까먹었다. 다행히 유럽 금리로 10 bps 정도 만회했지만, USD 포지션이 더 컸던 관계로 이번 주는 마이너스 MtM.
역시 손실을 보고 나면 교훈도 많다.

4.1. Loss cut, loss cut, loss cut!
FOMC 기자회견에서 초반 도입부에 파월 (Powell) 의장이 평소와 다르게 높은 물가에 대해 '대국민 담화' 같은 이야기를 하고, 또한 '물가가 너무 높다', '고용 시장이 너무 과열 상태' 같은 이야기를 하기에, 주저 없이 기자들의 질문 전에 단기 금리 short를 더 늘렸다. 당연히 75 bps 관련 질문이나 다른 향후 정책 질문에서 더 강한 긴축 방향을 암시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75 bps는 현재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이 나왔고, 시장은 빠르게 U-turn.

결국 -15 bps 정도 까먹고 나서야 손절. 돌이켜 보면 두 가지 질문이 남는다. 첫째, short risk 늘린 것이 실수인가? 둘째, 단기가 아닌 장기 금리에 short을 했어야 하는가? 이틀 정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둘 다 답은 '아니다'라는 결론. 당시 상황에서 충분히 잡아볼 만한 포지션이었다.

그럼 뭐가 잘못된 거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그 커다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계적으로 loss cut을 정해두고 (최소 5 bps에서 최대 10 bps) 포지션을 잡았어야 했다. 후퇴의 시나리오를 고려한 후 돌격했어야 한다.
여전히 같은 실수의 반복인가? 아직 멀었다...

4.2. Take the risk without fear.
미국 FED FOMC 다음날, 영국 BOE MPC 발표로 유럽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는 장세 연출. 다시 유럽 금리 short을 잡기 위해 내가 기다리고 바라던 흐름이었다. 하지만 전날의 loss cut으로부터 위축된 심리 상태가 지나치게 신중한 자세로 이어졌고, 결국 20 bps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에서 10 bps 정도밖에 얻지 못했다.

loss cut을 믿고 과감해지자.

4.3. 'Buy low and sell high' is easy. Anyone can do that. That's not why you get paid to do this job. Know when you should 'buy high, and sell higher.'
싼 가격에 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특히 아주 싼 가격이라면... 비싸다 싶은 가격에서, 더 비싸질 흐름을 읽고 들어갈 수 있는 판단이 필요. 이건 이번 주에 나름 괜찮았음.

4.4. 매일 tick 움직임 하나하나에 신경이 곤두서지만, 멀리서 긴 흐름을 놓치지 말자.
단기 가격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는 숙명이기는 하지만, 큰 흐름과 긴 호흡을 가지고 단기 움직임에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4.5. 시장 움직임에 통화정책 결과를 끼워 맞추지 말자.

리포트들을 읽다 보면 '시장이 이렇게 반응했다'라는 것을 근거로, '따라서 이번 정책 발표는 비둘기파'라는 식의 해석을 자주 본다. 하지만 하루 시장 움직임은 여러 참가자들의 포지셔닝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이 더 높다. 무조건 '노이즈'라고 무시할 수만은 없으니 어려운 일이지만, 시장의 단기 움직임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 하지도 말자.

 

다음 주 전망 간단히.
다음 주에는 역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 발표가 관건.

대부분 고점을 찍고 이제 조금씩 내려오리라 예상을 하고 있다. 지난달 8.5%를 찍고 이번에는 8.1%로 낮아진다는 게 현재 예상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 추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 예상 분포

물가지수 발표 전까지는 미국은 장기 금리 중심으로 좀 더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리라 보고, bear steepener 위주로 포지션을 잡고 있다. 아마 FED가 단기 금리를 당분간은 지금 속도보다는 더 빠르게 못 올린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생각이 다수라고 하면, 물가 잡는 데 실패하는 리스크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장기 금리가 더 빨리 오르는 흐름이 올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다음 주에는 미국 국채 공급도 있고, 실적 발표를 마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10년 만기 이상 중심으로 금리 상방 압력을 증가시킬 가능성. 물론 수요일 이후의 장세는 전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 (CPI) 발표 결과에 달렸다.

환율시장에서 USD long이 너무 crowded trade 같은 느낌이 있지만, 일시적으로 retracement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방향은 USD 강세 흐름이라고 생각. 상대적으로 EUR는 선방할 거라 생각하지만, GBP와 JPY가 다시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을 높게 본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sell the rallies' view.



5. Chart for thought
이 주의 생각은 좀 가볍고 단순하게... Quo vadis, Nasdaq?

#1. 우선 Bull case.
CNBC가 '혼란에 빠진 시장' (Markets in turmoil)이라는 방송을 한 후에는 여지없이 수익률이 좋았다고 한다. 2010년부터 이제까지 100% 확률로 평균 40% 수익이 났었던 S&P 500 지수! 그리고 지난 목요일 (한국은 어린이날 휴일) 나스닥이 5% 빠진 날 이 특집 방송을 했다고 하니, contrarian bull signal?

단 유념할 점은 2010년 이후부터라는 sampling period가 유례없는 유동성 상승 장세였다는 것 + 저 인플레이션 시대였다는 것이 현재 상황과 다르다.

CNBC가 '혼란에 빠진 특집'을 방송한 후 2010년부터 이제까지 100% 확률로 평균 40% 수익이 난 S&P 500 지수 - 과연 이번에도?


#2. Bear case.
너무나도 유명하고 또 시장의 생리를 잘 보여주는 이 탐욕과 공포의 롤러코스터 그래프.

그리고 아래 나스닥 차트 (weekly candles)와의 비교... 지금 위 그림의 Fear 단계 정도 온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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