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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inflation 관련 그래프를 보면 무슨 게임스톱 같은 meme stock이나 작전 들어간 코인 차트를 보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내가 주의 깊게 관찰하는 소위 G10 선진국 시장에서 거의 같은 모습의 흐름이 보인다.

1. 영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7%로 30년 최고치
우선 4/13일 런던 시간 아침에 나온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 (UK CPI)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개방 경제가 공급충격으로 인한 고유가 (우크라이나 전쟁) 및 노동 공급 부족 상황에서 (Brexit으로 줄어든 유럽계 3D 노동자들) 겪는 물가 상승 압박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코로나로 눌린 보복 소비 심리까지 일정 부분 대해진 상황.

2022년 3월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 (UK CPI): 에너지, 원자재 등 외부 충격 (연녹색)이 더 큰 모습 (Lloyds)

 

2022년 3월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 (UK CPI): 30년 기록 돌파 (Lloyds)


영국중앙은행은 (BOE) 그래도 아직 예상한 범위 안이라고 위안을 삼으려나?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이미 중앙은행의 central scenario는 벗어나서 tail risk scenario로 가는 중. 하지만 아래 파란 점선의 BOE 11월 예상치와는 이미 크게 벗어나 있다. 위험 요인은 만약 예상처럼 올여름에 정점을 찍고 가파르게 떨어져 주지 않는다면? 11월 예상치도 이미 빗나간 마당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리라는 예상, 아니 올해 안으로 정점을 기록할 거라는 예상은 조금 안일해 보인다. 특히 지금 길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쉽게 풀리지 않을 러시아 경제 제재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영국중앙은행 (BOE) 2월 예상 물가 추이 (BOE fan chart) 및 실제 3월 지표 (붉은색) (Lloyds)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pumps & pubs라는 표현이 딱이다. 주유소의 높은 유가 (pumps) 더하기 꽉 찬 프리미어 리그 구장 관중들 모습에서 볼 수 있는 소비 수요와 맥주 (pubs). 여러 소비자 관련 물가들이 고르게 상승하는 중.

 

런투노 또한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해서 이번 달부터 전기 및 가스비 70% 인상 통지를 받았다. 원화로 연간 백만원 가까이 상승한 고지서를 받는 기분은 즐겁지 않다. 게다가 올 가을에도 30% 정도 추가로 더 올린다는데... 연봉은 당연히 이만큼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2022년 3월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 (UK CPI) heap map (Lloyds)

 



2. 미국 3월 PPI 생산자 물가지수 11.2%로 역대 최고치
이어서 같은 날 런던 시간으로 오후에 나온 미국 3월 생산자 물가지수 (US PPI)는 정말 '달까지 가즈아'라고 밖에... 지표를 들여다보면 완성품 물가 상승률은 이미 80년대를 지나 70년대로 돌아갔다.

미국 3월 PPI 생산자 물가지수 완성품 가격 추이15.2% (YoY) 상승세 (Bloomberg)

 

아래 heatmap을 보면 미국 경제 reopening 관련 서비스 항목들의 증가 추이가 돋보인다. (leisure, hotel, transportation 등) 또한 상품 관련 원자재 및 부품 가격 상승 또한 지속적이다. 소비자 수요 증가 및 공급망 병목에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미국 3월 PPI 생산자 물가지수 heat map (BofA)

 

대표 지수 또한 지금 방식으로 통계 집계한 이후로 최대치 돌파라고 한다. Headline PPI가 11.2% (YoY)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도 엄청나지만, 소위 Core Core PPI라고 하는 food, energy, trade를 제외한 지표 또한 7%를 찍었다. 여전히 공급망 이슈로 인한 병목 현상이 생산자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3월 PPI 생산자 물가지수 11.2% (YoY) 상승세 (Barclays)


전날 4월 12일에 나온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통계 이후, FED의 Brainard, Waller 뿐만 아니라 많은 시장참가자들이 Core 지표의 둔화를 주목하면서 이제 고점을 찍고 내려온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런투노가 아래 링크 지난 글에서 썼듯이 실제 일부 Core 항목들이 성장세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주택과 같은 다른 항목들이 꾸준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고점을 찍을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지는 않을 수 있고, 꽤 높은 수준 (5%대 이상)에서 6개월 이상 유지할 위험이 존재한다.


2022.04.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1. 오늘 나온 발표 복기 오늘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Table 1.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CP..

londonin.tistory.com


그런데 오늘 PPI 지표 내용을 보고 조금 생각이 변했다. CPI가 좀 더 늦게, 그리고 더 높이 고점을 찍고 그 부근에서 몇 달 이상 지속할 위험이 높아졌다. 즉, 뾰족한 산봉우리 하나 만들고 내려오는 모습이 아닌, 산 위에 고지에서 한 동안 머무는 인플레이션 위험 가능성 증가.


3. 런투노 macro view
따라서 소위 채권쟁이 런투노는 4월 13일 PPI 발표 후 미국 주식 시장 상승세가 전해 이해가 되지 않았다.

  • CPI 및 PPI 발표로 단기 불확실성이 줄어서 그런가?
  • 이번 1분기 실적 발표 및 향후 guidance 기대가 높은가?
  • 이제 고점을 찍고 물가가 꺾이리라는 전망에 다시 매수세가 몰린 건가?
  • 금리가 하락하니까 채권 시장도 이제 물가 고점 찍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어제 채권 시장 랠리는 포지션 정리 흐름이 더 크지, 물가 상승 위험 해소가 원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알못 채권쟁이 런투노의 전망은 이렇다.
매크로의 관점에서 3개월 이상 연말까지 길게 봤을 때 주가 호재가 안 보인다.

  1. 높은 미국 PPI는 여전히 생산자들이 공급망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좀 회복하는가 싶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졌고, 중국 상해 중심으로 코로나 봉쇄 조치를 했다.
  2.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상은 이제 국제화 및 자유무역에서 자국 생산과 경제봉쇄로 변해간다. 서방의 러시아 자산 동결 조치를 본 중국은 이미 서방 투자를 줄일 조짐이다. (ex. CNOOC) 중국 입장에서는 대단히 합리적인 선택.
  3. 생산자 물가 (PPI)가 높아지면 당연히 기업들은 그 비용을 가능한 한 소비자에게 전가하려고 한다.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면 소비자 물가는 더 오를 텐데, CPI가 과연 지금 고점을 찍었다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4. 생산자 물가 상승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는 기업은 당연히 순이익과 마진 압박을 받을 텐데, 주가 및 미래 실적에 악재 아닌가?
  5. 생산자 물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소위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peak out이 아닌, 고원에서 머무른다면 (plateau)? 그런 상황에서 이미 behind the curve인 미 연준 (FED)은 현재 예상하는 3% 초반대에서 멈추지 않고 정책 금리를 더 올려야 할 텐데?


따라서 주알못 채권쟁이 런투노의 짧은 생각에 지금 미국 주가는 너무 안일하다.

또한 채권 금리는 여전히 upside risk.

미국을 놓고 봤을 때 8.5%의 소비자 물가와 11.2%의 생산자 물가 수준에서 겨우 0.5%의 미 연준 (FED) 정책금리가 우선 말이 안 된다. FED 바람대로 물가가 1년 후 즈음에 3% 수준이나 그 아래로 떨어지고, 정책금리도 그와 비슷한 수준에서 연착륙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순진한 기대 아닌가?

갑자기 러시아에 대한 모든 경제 제재가 풀리고, 미중이 완연한 화해 모드로 다시 국제화와 just in time 공급망의 시대로 돌아가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런투노는 지금의 inflation trend는 쉽사리 잡히지 않을 거라고 본다.

더군다나 완전고용과 에너지 독립을 이룬 어떤 나라의 실질 금리 (정책 금리 - 소비자 물가)가 마이너스 8%인 어이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런투노의 macro, top-down view는 다음과 같다.
채권: sell on rallies, could consider bear steepeners
주식: cash is king, could consider defensive se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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