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에 나온 영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는 시장의 예상 (9.1%) 보다 살짝 못 미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월의 7%보다 올라 4월에는 9% (YoY)를 기록했다. 월별 비교로도 0.6%에서 2.5% (MoM)로 증가폭이 늘었다.
Consumer price inflation, UK -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Consumer price inflation, UK -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2. Annual CPIH inflation rate Download this table Table 1: CPIH, OOH component and CPI index values, and 12-month and 1-month rates .xls .csv Figure 1: The annual CPIH inflation rate was last higher in April 1991 CPIH, OOH component and CPI 12-month inflat
www.ons.gov.uk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계의 전기 및 가스 요금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래프의 house & household services) 이는 그동안 가격 상승 제한이 걸려 있던 가스 및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일시적 충격이기도 한데, 문제는 영국 가스 및 전기요금 인상이 앞으로 6개월 간격으로 계속 오를 예정이라는 점이다. (가스 및 전기 산업 민영화가 최근의 에너지 가격 상승 국면에서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로 이어지면서 가계의 부담으로 다가오는 측면도 일면 있다고 생각.)
모든 언론들은 40년 만의 최고치라는 제목을 달았다.
아래 막대그래프를 보면 영국 물가 수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일부 동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가장 높은 편이고, 소위 G7 선진국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번 가스 및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구당 평균 700 파운드 (1년 요금) 정도 가격이 올랐다. 한화로 치면 거의 백십만 원 정도 모든 가구의 가스 및 전기요금이 오른 것이다. 런투노 또한 1000 파운드 수준의 요금 통지서를 받았다. 당연히 소비자 실질 구매력에 충격이 없을 수 없다.
또한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아마 올여름에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순간, 영국은 개발도상국 수준의 상황에 가까워지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영국 언론이 소위 'Cost of living' crisis를 이야기하고 있다. 영국 여당 정치인들도 영국중앙은행 (BOE)의 통화정책 실패가 아니냐며 정치력 압력이 증가하는 모습. 아래 기사 제목들만 봐도 분위기가 험악하다.
Bank of England repeatedly failed to spot the glaring signs of an inflation crisis (telegraph.co.uk)
UK Inflation at a 40-Year High Engulfs Boris Johnson and BOE in Crisis - Bloomberg
그저께 의회 청문회에서 영국중앙은행 (BOE) 배일리 (Bailey) 총재는 '전쟁을 예측할 수는 없고, 지금의 공급 충격을 중앙은행의 정책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10% 이상으로 두 자릿수 가는 것은 기정 사실화.
Bank of England governor says he is unable to stop inflation hitting 10% | Financial Times (ft.com)
Bank of England governor says he is unable to stop inflation hitting 10%
Andrew Bailey admits sounding ‘apocalyptic’ on food price increases and signals he will raise interest rates further
www.ft.com
당연히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즉 정책 금리 인상이 지금의 공급 충격을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꾸준히 예측이 틀린 책임은 피하기 힘들다. (물론 예측이 매우 어렵지만...) 아래 그래프를 보면 지난 11월부터 계속 예측치가 상향 수정됨을 알 수 있다. 물가가 하락하면서 정상화되는 시점 또한 점점 뒤로 늦춰지고 있다.
또한 물가상승률 정점도 계속 상향 수정 중. 이미 10% 대 진입이 영국중앙은행 (BOE) 공식 예측이기도 하다.
이는 세 가지 위험을 안고 있다.
1.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신뢰 감소: 소위 믿을 수가 없다는 것.
2. 기대 물가상승률의 증가: 사람들이 물가가 더 오를 거라고 믿기 시작하면서 현실이 되는 것.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도 이에 상당 수준 기여할 수 있다.
3. 임금 인상: 물가 인상에 맞춰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다시 이것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이런 상황에서 영국중앙은행 (BOE)이 계속 recession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결론:
1. 물가가 영국중앙은행 (BOE) 예측보다 더 높이 오르고 더 늦게 떨어질 가능성이 최소 50%
- 그동안 예측도 계속 틀렸는데, 지금 세계정세를 보면 더 상황은 어렵다고 생각. (공급 충격 지속,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2. 영국중앙은행 (BOE)이 울며 겨자 먹기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가능성은 50% 이상
- 정치적 압력은 점점 증가할 가능성 농후. BOE는 공급충격이 점진적으로 해결되고, 소비자들이 알아서 지갑을 닫으면서 물가가 잡히길 기대하고 있다. 소위 recession kills inflation을 예상하는 건데, recession with inflation, 즉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3. 영국 경제의 상황이 다른 개방경제 구조를 가진 국가들의 '선행지표' (leading indicator).
- 무역 비중이 높고, 자체 생산 가능한 제품이 낮은 국가들은 특히!
따라서 여전히 영국 금리 또한 당분간은 상방 압력이 더 높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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