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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간 영국 금융 시장, 특히 파운드 금리 및 채권 시장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어질어질...

잠시 이 문제는 제쳐 두고, 눈앞으로 다가온 미국 9월 소비자 물가지수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본다.

 

우선 지난 8/12일에 나온 미국 7월 CPI 지표는 예상을 깨고 낮은 수치가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이 꺾이기 시작했다는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2022.08.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7월 CPI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one month's figure does not make a trend

 

미국 7월 CPI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one month's figure does not make a trend

지난달에는 모두의 예상을 깬 강한 결과가 나온 미국 6월 CPI. 반대로 8/10에 나온 미국 7월 CPI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약한 결과, 특히 Core CPI가 다시 6% 아래로 떨어졌다. 2022.08.07 - [기관투자노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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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지난 9/13에 나온 미국 8월 CPI 지표는 전월과 정반대로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면서 물가가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는 두려움을 낳았다.

2022.09.13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8월 CPI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higher for longer

 

미국 8월 CPI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higher for longer

지난달에는 예상을 깨고 약한 결과가 나온 미국 7월 CPI. 2022.08.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7월 CPI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one month's figure does not make a trend 미국 7월 CPI 발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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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번 달 지표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risk taker로서 내가 어떤 포지션을 잡을 지, 그리고 그러한 근거는 무엇인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시장 예상

현재 시장 예상치는 아래와 같다.

 

YoY 기준으로 HL은 전월 8.3%보다 낮은 8.1%, Core는 전월 6.3%보다 높은 6.5%를 예상하고 있다. MoM 기준으로 HL은 전월 0.1%보다 높은 0.2%, Core는 전월 0.6%보다 낮은 0.4%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 9월 CPI 시장 예상

HL은 워낙 변동성이 심해서 논외로 치고, 역시 중요한 것은 근원 지표, 즉 Core CPI, 그중에서도 MoM 지표가 전월보다 충분히 감소하느냐 아니냐가 관건이라고 판단한다.

 

이 MoM Core CPI 예상치인 0.4%는 다음과 같은 예상 분포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0.2% 수준의 상회 또는 하회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거의 3-sigma 수준의 시장 충격이므로 큰 가격 변동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결과에 따라 매우 binary 한 시장 가격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어서 포지션을 잡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미국 9월 Core CPI MoM 시장 예상 분포

그렇다고 내가 시장의 유능한 economist들이나 statistician들보다 더 정확하게 수치를 예상할 수 있다는 착각도 절대 하지 않는다. 다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현재 시장 금리 수준 및 positioning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내 나름대로 판단하고 포지션을 잡을 수밖에 없다. 그게 내가 할 일이니까.

 

따라서 내가 취할 수 있는 max risk exposure의 20% 수준에서 발표 이전에 포지션을 잡고, 그 후에는 지표 발표 내용과 시장 반응에 맞춰서 대응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 수준의 risk는 금리 upside breakout의 가능성에 맞춰 포지션을 잡으려고 한다. 금리 상방에 대한 일종에 put skew exposure 및 작은 short delta risk.

 

만약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가 나온다면, 11월에 이어 12월 FOMC도 75bp 금리인상을 반영하는 시장 흐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고, 내년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 가격도 다시 'higher for longer'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11월 75, 12월 50 금리 인상 및 2023년 금리 인하를 선반영중인 시장 (런투노)


2. Core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올 수 있는 이유

일일이 다 나열하자면 끝도 없으니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언급. 따로 부연 설명 없이 내가 주기적으로 참고하는 지표 변동 차트만 제시. (백문이 불여일견)

 

2.1. 공급 병목 해소로 해상운송비 하락세

코로나 락다운 이후 정상 수준으로 하락한 해상운송비 (런투노)

2.2. 미국 임대료 추이 하락세

하락세를 보이는 Zillow 임대료 선행지표 (런투노)

2.3. 미국 주택 가격 하락세

OER의 선행지표로서 하락 추세인 미국 주택 가격 (런투노)

2.4. 미국 통화량 감소세 (featuring Milton Friedman)

프리드먼: 모든 물가상승은 화폐적 현상이다 (런투노)


3. Core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는 이유

역시 일일이 다 나열하자면 끝도 없으니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언급. 따로 부연 설명 없이 내가 주기적으로 참고하는 지표 변동 차트만 제시. (백문이 불여일견)

 

3.1. 미국 단위 임금비용 상승세

임금 상승은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런투노)

3.2. 근원 물가 압력 탄탄 (Trimmed mean & sticky CPI)

넓게 퍼져있는 물가 압력 확인 가능 (런투노)

3.3. 미국 고용시장 여전히 탄탄 (낮은 실업률)

이렇게 고용지표가 뜨거운데 물가압력이 없을 수가... (런투노)


4. 런투노의 의견

따라서 위의 2번 및 3번에서 언급한 양측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고, portfolio manager로서 나는 이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내 판단은 이렇다. 

 

어쩌면 측정하려고 하는 대상은 변했는데 (코로나 이후 인구구조 변화, 이민자 추이 변화, 기존 계량 모델이 측정할 수 없는 외적 변수인 공급 충격), 측정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기존에 쓰던 '자'를 그대로 쓰면서 길이를 재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아래는 런투노가 지난 2년 간 MoM Core CPI 시장 예상과 실제 결과를 그래프로 그려본 것이다. 초록색 막대는 실제 결과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을 의미하고, 빨간색 막대는 실제 수치가 예상을 하회한 것을 보여준다.

예상보다 상회하는 결과가 많았던 최근 2년 MoM Core CPI (런투노)

따라서 런투노가 판단하기에는 시장의 이코노미스트 및 애널리스트들이 어쩌면 환경의 변화 (코로나 이후 인구구조 변화, 이민자 추이 변화, 기존 계량 모델이 측정할 수 없는 외적 변수인 공급 충격)를 기존의 계량 분석 모델로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이 확률에 포지션을 잡아볼 만하다는 판단으로 risk taking을 할 생각이다.

 

물론 매달 경제 지표는 변수가 많기에 허점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확률이라면 (약 65%), 내가 운용할 수 있는 risk exposure의 20% 정도는 충분히 해볼 만한 risk라는 판단이다.

 

그리고 나머지 포지션은 지표가 나온 후, 내가 예상하는 시장 반응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생각이다.


5. 향후 중기 전망

위는 매우 단기적 전술이고,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는 과거 아래와 같이 적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4월에 (4/12) 아래와 같이 글을 썼었다. 당시 런투노의 결론:
3.1. 미 연준 (FED)은 긴축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전혀 없는 2022년. 여전히 inflation upside risk 및 고물가 지속 위험이 높고,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로 너무 낮다.
3.2.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둔 정치적 압력 속에서 미 연준 (FED)은 긴축 정책을 빠르게 펼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FED Put은 기대하기 어렵다.
3.3. 고물가 + 중간 선거 조합은 역사적으로 미국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4.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미국 3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5% YoY) 및 향후 전망 (주택 가격, 미국 중간 선거)

1. 오늘 나온 발표 복기 오늘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 물가지수 (US CPI)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Table 1.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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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에는 (5/12) 에는 아래와 같이 적었다. 당시 런투노의 결론:
7월까지 세 번 더 소비자물가 발표가 나올 텐데, 근원 지표 (Core CPI)가 여전히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면 시장은 본격적으로 70년대의 스태크플레이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하리라 본다. 그런데 이번 4월 Core CPI 지표가 6.2%로 나왔다. 매달 0.4%씩 떨어져야 7월에 5% 도달하는 건데, 런투노는 위의 언급한 내용에 비추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본다. 즉 Core CPI가 5% 후반대 수준에서 여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그때까지 금리를 지금보다 100 bps 더 올렸다고 해도 이제 겨우 2%에 도달한 상황일 테고, 실질 정책 금리는 여전히 -3%에서 -4%로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일 거다. 게다가 미국 중간 선거를 몇 달 앞둔 시점이라 고물가에 대한 정치적 압박도 상당할 것. 따라서 주가는 여전히 아직 바닥을 향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Beware of bear market dead cat bounce rallies, but sell in May and go away.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5.12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NOT transitory at all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8.3% YoY) 및 향후 전망: NOT transitory at all

오늘은 고대하던 빅 이벤트, 미국 4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가 있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매우 변동성이 높았던 하루. CPI가 고점을 찍고 확 떨어져 주길 바랬을 미 연준 (FED)의 희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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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5월 말 (5/21) 에는 다음과 같은 하반기 물가지수 및 미국 주가지수 전망을 했었다.
나는 현시점에서 주가지수의 저점이 결국은 미 연준 (FED)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이상 정책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 모두는 향후 물가 전망 (inflation forecast)에 대한 매크로 뷰 (macro view)에 따라 투자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물가가 2022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떨어지기 시작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런투노는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판단한다.

다음의 세 가지 이유에서이다.
1. 공급 충격 (negative supply shock)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
2. 서비스 중심의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 (persistent inflationary pressure)이 이어질 것.
3. 전통적인 계량 모델 (traditional econometric model)들은 공급 충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것.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5.21 - [기관투자노트/경제지표] - 2022 하반기 미국과 유럽 물가 전망 및 미국 S&P 500 주식지수 전망

 

2022 하반기 미국과 유럽 물가 전망 및 미국 S&P 500 주식지수 전망

2022년 초부터 이어진 미국 주가지수 가치 조정으로 인해 이제 고평가 기업 주가들의 거품은 상당히 빠진 상태이다. S&P 500 기준 YTD -18.1% Nasdaq 기준 YTD -27.4% 그렇다면 지금 수준에서 이제 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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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9월 FOMC 전망 글에서 결국 연준 최종 금리는 5%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적었다.

2023년 미국 최종 금리 전망: 5% or higher

1. 연준은 현재 CPI라는 후행지수에 근거한 통화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연준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다.
2. CPI는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 중심의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해 더디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임금 상승 압박 (타이트한 노동 시장)이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나타날 위험이 크다.
3. 반세계화 및 블록화 경제 (서방 대 반 서방, 즉 미국 중심의 West vs. 중국 중심의 Anti-West) 흐름으로 인한 고물가 흐름은 지난 30년간의 값싼 노동력을 통한 저물가 흐름의 정반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인 계량모델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2022.09.20 - [기관투자노트/중앙은행 정책] - 2022.9.21 미 연준 FOMC 통화정책 및 2023년 미국 최종 금리 전망

 

2022.9.21 미 연준 FOMC 통화정책 및 2023년 미국 최종 금리 전망

이번 9/21 FOMC에서 연준은 3개월마다 발표하는 경제전망치와 점도표를 함께 공개한다. 가장 궁금한 부분은 점도표에 나올 2023년 및 2024년 정책 금리 수준을 어느 정도로 발표할 것인가이다.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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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설사 이번 9월 미국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고 해도, 궁극적으로는 이는 다시 금리 short 포지션을 잡을 (그리고 USD long 포지션)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판단한다.

 

내일은 재미있는 하루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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