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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7월 FOMC, 유럽 CPI 및 GDP, 미국 GDP, PCE, ECI, 기업 2Q 실적 발표 등 많은 macro event들이 지나간 한 주. 주식 및 채권 모두 변동성이 낮아지는 국면에서 risk parity rally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시장의 움직임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인플레이션 정점은 이제 지났다'가 아닐까? 런투노는 이러한 시장의 낙관적 물가 전망에 대해 큰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미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올해 물가 예측에 실패했듯이, 시장 또한 물가 예측에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모른다.) 다만 지난 20년 간의 저물가를 지탱해 왔던 세계화, 저임금 노동력 공급 등의 흐름은 끝이 난 듯 하다. 이제 de-globalisation, re-shoring, G2 conflict, ageing society, greenflation 등의 거대한 새로운 흐름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아닐지...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지금 시장의 낙관적 분위기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무엇보다 지난 2주간 달러 약세, 주가 상승, 실질 금리 하락 등은 마치 시장이 FED put 또는 FED pivot을 기대하고 가격에 반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움직임은 financial condition을 완화하고, 자산 wealth effect를 증가시켜서 다시 수요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FED가 의도하는 긴축 정책과는 정반대의 결과이기도 하다.

내가 오판하고 있는 것일까? 내년 초부터 연준은 금리 인하에 나설까? Bear market은 끝난 걸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물었던 일주일.


1. 주요 경제지표
1.1. 유로존 7월 CPI 및 2Q GDP
HL CPI 8.9%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고, Core CPI도 다시 상승세.

Eurozone 7월 CPI 8.9% 기록

조금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에너지 관련 물가 상승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

Eurozone 7월 CPI - 에너지 가격 상승률 39.7%

시계열로 봐도 에너지 빼면 시체인 유로존 CPI.

에너지 위기가 유로존 CPI의 대부분을 설명


우려와 달리 GDP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EU. 하지만 Core CPI가 상승 전환한 모습.

유로존 2022년 2Q GDP 상승세 유지

유로존 Big 4 중에서는 에너지 위기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장 큰 둔화를 보인 독일의 2Q GDP.

에너지 위기로 유로존 Big 4 중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는 독일 경제

또한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일수록 더 큰 물가상승의 고통을 겪는 중. 최근 라트비아로 휴가를 다녀 온 동료에 따르면 러시아인 및 자본 유출로 경제가 활력을 잃은 모습이 완연하다고...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높은 물가상승의 고통을 겪는 중


1.2. 미국 GDP: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2Q 미국 GDP는 -0.9%를 기록,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점점 커지는 상황. 하지만 연준 및 미국 정부 (Yellen마저...) 침체는 아니다라고... 확실한 것은 생각보다 빠르게 경기 둔화가 진행중인 상황.

미국 2022년 2분기 실질 GDP -0.9%

GDP 감소의 원인들을 봐도 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갔다는 점과 소비 둔화가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경기의 하방 압력이 더 크다는 생각.

미국 2022년 2분기 실질 GDP: 큰 폭의 투자 감소와 줄어드는 소비
미국 2022년 2분기 실질 GDP: 1분기 대비 투자 감소 확연


1.3. 미국 고용비용지수 (ECI) 상승
확연하게 눈에 보이는 임금 상승 압력.
이걸 보고도 FED의 정책 pivot을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 아닐까?

미국 ECI 및 Fed wage tracker 모두 상승세 지속


1.4. 미국 개인소비지출 (PCE) 물가 상승
Core PCE 다시 살짝 상승 전환. FED Trimmed Mean PCE 또한 여전히 상승중.

Core PCE 및 Trimmed PCE 모두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냄

이러한 지표들을 봤을때, 에너지 가격으로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유로존 CPI와 달리, 미국 CPI는 여전히 내부 요인으로 인한 물가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


2. 중앙은행 정책
연준의 7월 FOMC는 큰 충격 없이 아래 적었던 예상과 비슷하게 지나갔다.
2022.07.23 - [기관투자노트/중앙은행 정책] - 2022.7.27 미 FOMC 통화정책발표 전망: another 75 bps in a row

2022.7.27 미 FOMC 통화정책발표 전망: another 75 bps in a row

오는 7/27 FOMC에서 미 연준 (FED)는 다시 한번 75 bps 금리 인상을 통해 정책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 거의 확실하다. 큰 충격 없이 지나갈 수도 있는 이번 FOMC는 어쩌면 non-event가 될 수도

londonin.tistory.com

굳이 몇 가지 기억하기 위해 적자면,
1. No more forward guidance
2. Some acknowledgement on reduced activity in spending & production
3. Inflation is still the main risk

시장에서는 Powell의 기자회견이 어느 정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암시했다는 측면에서 dovish라는 말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전혀 동의하기 힘들다. 이미 인상 속도를 조절할 거라는 점은 예상하던 바이고, 2023년 정책 경로는 아직 누구도 확실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 FED pivot은 너무 지나치게 앞서가는 게 아닌가 판단한다.

아래를 보면 이제 시장은 2월에 3.3%에서 정점을 찍고 그 후에는 연준이 정책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을 선반영 중.

2023년 2월부터 연준의 금리 인하를 반영중인 미국 FF 선물 시세

Well, I don't buy it.
Rather, I beg to differ...


3. 채권 및 이자율 시장 (Bond & Rates)
미국 금리 시장은 FOMC 전후로 월말을 향해 하락세를 이어갔다. 재미있는 점은 30년 만기 중심의 하락세가 아닌, 5년 만기가 그 중심이 되었다는 점. 아마도 flattener 포지션 청산 및 시장의 낮은 유동성이 소위 belly 중심으로 rally가 나온 원인이라고 판단. 또한 실질 금리가 더 크게 하락하면서 BE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는 어쩌면 물가상승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한 자금의 TIPS 시장으로의 유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미국 채권 및 금리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아마도 쉽게 2.75% 또는 100D MA가 있는 2.65%를 깨기는 어렵지 않을까 판단. 위에 적은 경제지표 및 통화정책 판단에 비추어 단기 금리는 이제 short를 다시 잡을 기회를 모색할 구간이라고 판단한다.

미국 2년 국채 금리 55D MA 아래로 하락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2.70% 지지선 및 55D, 100D MA 모두 하향 돌파했는데, 이 구간부터는 rally를 지나치게 쫓아갈 생각은 없다. 뭔가 확실한 재료 없이는 이제 반전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여름 계절 요인을 고려 섣불리 short을 잡기는 불안.

미국 10년 국채 금리 55D MA, 100 MA 및 2.70% 지지선 아래로 하락

유럽 금리는 높은 CPI 및 선방한 GDP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였다. 경제지표와는 정반대의 시장 움직임. 좀 더 많이 쌓여있던 금리 short 포지션 청산 흐름 및 월말수요가 지배한 느낌. 또한 에너지 위기 증가로 안전자산 수요도 증가한 모습. 영국 금리는 어울리지 않게 가장 변동성이 떨어진 모습. 몇몇 대형 기관들 트레이더랑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들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hedging이 어렵다고 하소연. 당분간 영국 금리는 거래비용이 너무 커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

유럽 채권 및 금리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에너지 위기로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면 일면 단기 금리 중심의 상승세와 금리 곡선의 bear flattening이 더 직관적인 느낌이 있지만, 이번 주 시장은 그와 반대로 움직였다. 선반영 중이던 ECB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및 short position의 청산이 이러한 움직임이 나온 원인이 아닐까 추측.

한 번 상상을 해 본다.
만약 내일 당장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한다면 당장 채권 금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a) 에너지 공급 위기 해소 -> 물가 하락 가능성 증가 -> ECB 금리 인상 기대 감소 -> 독일 채권 금리 하락???
b) 에너지 공급 위기 해소 -> 경기 회복 가능성 증가 -> risk on -> 독일 채권 금리 상승???
둘 중에는 b)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이 들지만, 자신 있게 예측이 어렵다.

위의 시나리오라면 차라리 채권 금리 betting 보다는 EUR 상승 및 독일 주가지수 상승 trade가 더 깔끔한 느낌.


4. 외환 (FX), 원자재 (Commodities) 및 주식 (Equities) 시장
FED pivot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JPY short 포지션이 큰 압박을 받았다.

환율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DXY가 정점을 지났다는 달러 약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난 아직 Lond USD에 한 표.

DXY는 이제 하락 추세로 전환한 걸까?

원자재 시장은 오히려 경기 침체론이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느낌. 유럽 가스 선물의 경우, 러시아 공급 중단 위기로 일주일만에 18% 넘게 상승. 금속 및 곡물 가격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오고 있다.

원자재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유가는 이달 중순부터 바닥을 다지고 다시 조금씩 올라오는 느낌. 아직은 박스권.

WTI 선물 가격 추이

유럽 가스 선물은 다시 200 부근까지 상승.

Dutch 천연가스 선물 가격 추이

구리가격은 가장 확연하게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모습. Dr. Copper는 이제 recession trade에서 inflation trade로 전환?

구리 선물 가격 추이

주식시장은 Fed pivot에 대한 기대와 미국 대장주들의 뛰어난 실적 발표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확연하고, 이태리 retracement rally도 인상적. 독일 증시의 상대적 약세 (에너지 위기 + GDP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 또한 미국과 반대로 가는 중국 증시 움직임. 최근 두달 간 움직임을 보면서 주식 자산군 안에서는 중국과 미국이 상호보완적인 분산투자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각국 주식 시장 주간 변동 (런투노)

Apple, Amazon, Tesla를 의심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한 대장주들의 호실적! 주알못으로서 반성함과 동시에, 채권 투자자로서 내가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비관적인 편향을 더욱 경계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음. 그래도 Nasdaq 13000은 아직 좀 튼튼한 저항선 같은데...

Nasdaq 은 어느새 13000 수준까지 회복

거의 모든 섹터가 상승한 미국 증시.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방어주들이 뒤쳐지고, 성장주 중심의 큰 폭 상승. 에너지 섹터 상승세도 예상보다 더 커서 놀랍다.

미국 주식 시장 섹터별 주간 변동 (런투노)

5. 이번 주 교훈 및 다음 주 전망
많은 교훈을 생각했던 한 주.
1) Following the momentum while taking profits: good
- 개인적으로는 연준의 최종금리가 더 높을 것이라고 믿지만, 내 의견과 상관 없이 시장이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으로 금리 하락을 따라가면서 수익을 낼 수 있었고, 이익실현도 적절하게 하면서 널뛰기하는 금리 속에서도 추가 수익도 확보.
2) Taking profits too early: bad
- 상반된 이야기같지만, 개인 포트폴리오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이익실현으로 추가 수익의 기회를 놓치고, 이번 주 주가 상승을 구경하기만 했다. Time horizon이 더 긴 런투노 개미포트폴리오에서는 좀 더 긴 호흡으로 포지션을 유지하자.
3) Don't try to be correct
-옳은 예측을 하는 것이 내 목표가 아니다.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이다.
-예측은 그냥 예측일 뿐, 그것에 사로 잡혀 편협한 생각과 position에 갇혀 있지 말자.
4) 계속 질문하고 의심하자
- 내 판단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끊임없이 의심하자.
- 그리고 15min, 1hr, 4hr, 1d, 1w, 1m chart들을 계속 비교해서 판단하자.

다음 주 목요일 8/4에 BOE는 아마도 50 bps 금리 인상에 나서리라고 예상. 현재 시장은 50:50 정도 반영 중.

BOE 정책 금리 시장 반영

그 외에는 역시 미국 NFP 고용지표가 핵심. Payrolls 숫자보다 AHE를 통한 임금 상승 압력이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판단. AHE가 높게 나올 경우, 최근의 금리 하락세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크다.

2022/8/1 - 8/5 주요 macro event schedule (BofA)

FAANG 대장주들은 다 지나갔고, 과연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더 이어질 수 있을까?

2022/8/1 - 8/5 주요 기업 실적 발표


6. Chart for thought
지난 주에 JPM에서 주관한 기후 및 농산물 시장에 관한 conference에 참가했었는데... 올해 전 세계적으로 무더운 여름이라는 것을 데이타로 확인. 요약해서 유럽만 놓고 보면, 7월은 역대 두 번째로 더운 여름이었다고 함.

더 큰 문제는 너무 가뭄이 지속중이라 옥수수 등의 생산에 차질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

상대적으로 미국 corn belt에는 비가 내려 줬고, 미국 밀 생산도 역대급 수확이 기대된다고 하던데... 아니 미국은 석유, shale gas 등 에너지도 풍부한데 날씨까지 도와주고, 유럽은 에너지 위기로 빡센데 비까지 안 내리니 도대체 어쩌라는 것인가? EURUSD는 여전히 sell the rallies일 수 밖에 없나 싶다. 근데도 parity 안 깨지고 잘 버틴다는 느낌.

8월 기후 예측 또한 유럽은 덥고 가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하니, 울고 싶은 유럽.

집 앞의 푸른 공원마저 누렇게 변해버렸고, 나무들도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원래 런던도 여름이 건기이긴 한데, 이렇게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여름은 처음이다.

런투노 집 앞 런던의 한 공원: 가뭄으로 누렇게 변해버린 모습


다음 주는 여름 휴가 1탄.

일주일 간 가능하면 시장을 멀리 하고 재충천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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