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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투자은행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월 유럽중앙은행 (ECB) 통화정책회의 (Governing Council meeting)에서는  별다른 새로운 정책 발표가 없으리라 예상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분기별 경제 통계 전망치 발표도 없고, 또 부활절 휴일을 앞두고 있는 유럽이라 그냥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까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대가 낮기에 예상 밖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쪽으로 포지션을 잡고 있다.

 

 

1. 현재 유럽과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차이: 물가 상승의 원인과 수입 에너지 의존도

미국 경제는 아래 오른쪽 그래프에서 보듯 국내 경기 호조로 인한 근원 물가 압력이 크다. 미 연준 (FED) 퉁화 정책 목표인 2% 물가 목표로부터 4.5% 가까이 초과한 상황. 공급 충격과 부동산 물가가 상승세를 견인하는 미국이다.

 

반면 유럽 (아래 왼쪽)은 상대적으로 유럽 역내 경제권 안에서 발생하는 근원 물가 압력은 3%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근원 물가 수준만 놓고 보면 2%대 물가 안정이라는 통화 정책 목표로부터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은 현실. 이를 근거로 유럽중앙은행 (ECB)은 더디게 긴축 정책을 펼치리라는 예상이 많다. 

 

유럽 (좌) 대 미국 (우) 물가 상승 추이 (NWM)

하지만 유럽 경제 구조는 지금의 원자재 공급 충격 및 에너지 가격 상승에 매우 취약하다. (아래 이전 글 참고) 

2022.03.04 - [유럽]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편. 러시아의 탄소에너지가 필요한 유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편. 러시아의 탄소에너지가 필요한 유럽

(이 글은 2월 16일에 다른 곳에 쓴 글입니다. 블로그 이사하면서 옮깁니다.) 지난번에는 간단하게 러시아, 그리고 푸틴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리해봤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나토 (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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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미국은 정말 사기캐 그 자체라, 이제는 셰일 가스 덕에 에너지마저 남아 수출할 수 있는 탄소 에너지 독립국가이니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 

 

또한 미 연준 (FED)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가진 반면 (dual mandate), 유럽중앙은행 (ECB)은 물가 안정이라는 한 가지의 정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single mandate of price stability) 

 

게다가 유럽은 하나의 국가가 아닌 여러 나라들의 연합체이다. 미국이야 캘리포니아 경제 안정을 위해 텍사스 경제에 불리한 통화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재정 지원들을 통해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는 물가 불안에 대한 목소리와 불만이 각 나라별도 다르다. 특히 유럽의 중심인 독일은 물가 상승에 무지 민감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아래 그래프를 보면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포함한 소비자 물가는 이미 8%를 향해 가고 있다. 또한 선행 지표 설문 조사들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예상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스페인이나 네덜란드에서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에 다다른 상황이다.

2022.04.04 - [기관투자노트/주간 복기 및 전망] - 2022.3.28-4.1 주간 복기 (유럽 HICP 물가, 미국 고용통계 NFP)및 내주 전망 (미 연준 회의록 FOMC minutes)

 

2022.3.28-4.1 주간 복기 (유럽 HICP 물가, 미국 고용통계 NFP)및 내주 전망 (미 연준 회의록 FOMC minutes)

1. 주요 경제지표 + 채권 시장 (Bond & Rates) 3월 유럽 인플레이션은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물론 에너지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치 자체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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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ECB 라가르드 (Lagarde) 총재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Optionality, Gradualism, Flexibility는 결국 통화 정책 완화 가능성보다 긴축의 risk가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2. 비둘기파 대 매파 논쟁은 진행 중

아래 표에서 최근 ECB 고위직들의 발언을 보면 미 연준 (FED)과는 달리 아직 통화 정책 방향이 하나로 통일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적색: 매파 vs. 녹색: 비둘기파, 노란색: 중도) 따라서 아직은 ECB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더 크고, 따라서 시장이 크게 반응할 여지도 더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금리 상승 방향으로.

 

 

 

 

3. 비둘기 케이스 

이런 상황에서 아직은 대다수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매우 점진적이고 완만한 ECB 정책 금리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아래 그래프처럼 Morgan Stanley의 경우 올 연말에나 1회 금리를 인상한 후에, 내년 초에 한 번 더 인상한 상태에서 1년 넘게 0% 금리 유지를 예측하고 있고 이는 현재 시장의 다수 의견이다.

ECB의 현재 전망에 기초한 점진적이고 완만한 통화 긴축 전망 (MS)

 

 

4. 매파 케이스

이와는 반대로 소수 의견으로 Deutsche Bank는 높은 소비자 물가 압력으로 인한 불가피한 빠른 정책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다. 이미 내년에 정책금리를 지금의 -0.5%에서 +2% 수준까지 인상할 거라는 전망이다.

높은 물가 압력으로 인해 ECB가 올 하반기부터 빠르게 긴축 정책을 도입하리라 전망 (DB)

 

 

5. 주요 투자은행 예측

현재 시장은 위의 두 가지 시나리오의 중간 즈음에서 좀 더 금리가 오르는 쪽으로 들썩이는 형국이다. 아래 런투노가 정리한 표를 보면 DB를 제외한 대부분 은행들은 현재 시장 반영 가격보다 더 낮은 금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런투노는 유럽 채권 금리의 upside risk가 비대칭적으로 더 크다고 예상한다.

각 투자은행 ECB 통화 정책 전망 (런투노)

 

 

6. 결론

6.1. 미국 연준 (FED)의 2022년 통화 정책 방향은 현재 거의 확정적이다. 1회 이상의 50 bps 정책 금리 인상 및 매 회의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2022년이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 국채 시장도 이번 분기에는 3%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하며 조금은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 

6.2. 반면 유럽중앙은행 통화 정책은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따라서 추가 금리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결국은 매파가 득세하리라 전망한다. 올여름까지는 금리 상승 추세에 여전히 한 표.

 

하지만 단기적으로 이번 주말부터 유럽 시장은 부활절 연휴이기에 포지션 정리하는 기관 흐름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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