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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22년 4월 10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있었다. 출구 조사 결과는 마크롱 (Macron) 대통령과 르펜의 두 번째 맞대결 결선 투표로 이어질 듯하다. 멜랑숑의 막판 대추격은 결국 무위로 끝나고, 2017년의 맞대결이 다시 한번 펼쳐진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 (Politico)

 

최근 여론 조사 흐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중재자' 이미지를 내세운 마크롱 현 대통령 (중도)이 반짝 인기를 누리다가 (아래 노란색), 우크라이나 사태가 교착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르펜 (극우)과 멜랑숑 (극좌) 후보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결과는 여론 조사와 비슷하게 마크롱과 르펜이 2017년에 이어 다시 맞대결 결선 투표로 진출하는 모습이다.

 

최근 프랑스 대선 지지 후보 여론 추이 (Politico)

 

 

잠시 프랑스 대선 간단히 설명하자면,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차 투표 결과 기준 1등 및 2등 후보가 맞대결 결선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오늘의 1차 투표에서 50%를 득표한 후보가 없기에, 2주 후인 4월 24일에 마크롱 대 르펜 결선 투표를 하게 된다.

프랑스 대선 투표 일정 (BBC)

 

 

 

 

 

 

흥미로운 점은 오늘 1차 투표 후 여론 조사에서 보여주듯이, 두 후보 간 현재 투표의향 조사 결과가 겨우 2% 차이밖에 나지 않는 접전! 게다가 최근 여론 조사 추이는 계속 르펜이 마크롱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기에 남은 2주간 상당히 흥미로운 막판 선거 운동이 벌어질 듯하다.

 

2022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마크롱 vs. 르펜 (Getty)

Présidentielle 2022 : Macron et Le Pen au coude-à-coude au second tour, selon notre sondage | TF1 INFO

 

Présidentielle 2022 : Macron et Le Pen au coude-à-coude au second tour, selon notre sondage

[VIDÉO] - Selon notre sondage IFOP pour TF1/LCI après le premier tour, Emmanuel Macron l'emporterait avec 51% des voix. Lors de sa prise de parole après sa victoire au premier tour, le président-candidat a lancé "rien n'est joué".

www.tf1info.fr

 

지난 2017년 대선에 비해 마크롱의 인기는 현저히 낮고, 르펜의 지지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아래 자료로 보듯 거의 두배 차이로 이긴 2017년에 비해 현재 마크롱과 르펜의 격차는 상당히 좁혀졌다. 특히 르펜이 극우 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크롱의 인기가 얼마나 낮은 지를 반증한다. 

 

높은 물가 상승률과 이민자 문제로 먹고 살기가 팍팍해진 프랑스 민심은 전통 좌파 및 우파 정당의 몰락, 극우 (르펜) 및 극좌 (멜랑숑)의 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래 그래프들을 보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 (4.5% 상승) 및 거의 7백만에 달한다는 이민자 문제가 이들 극우 및 극좌파 후보들의 부상을 일부 설명해준다. 

프랑스 소비자 물가지수는 30년만에 최고치 (Bloomberg)

 

프랑스 내에 늘어나는 이슬람 이민자 숫자 (BBC)

 

 

그렇다면 런투노가 예상하는 결선 투표 결과 및 시장 반응은?

 

1. 마크롱의 승리 확률 65%

오늘 결선 투표 진출에 실패한 극좌 후보인 멜랑숑은 22%에 가까운 득표를 얻었다. 그는 패배 수락 연설에서 극우 후보인 르펜을 절대 뽑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극좌 후보가 당연히 극우 후보를 지지할 순 없었겠지...) 결국 프랑스 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마크롱은 별로지만 르펜은 절대 안 되지.'라는 투표에 나서지 않을까 싶다. 

 

변수라면 르펜 후보의 공약이 2017년에 비해서는 좀 덜 급진적이고 (그녀는 2017년과 달리 더 이상 EU 탈퇴 및 EURO 거부를 공약하지 않는다. No Fexit!), 마크롱이 2017년의 혜성 같은 이미지에 비해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때가 많이 묻었다는 점?

 

한 달 전 거의 95% 이상 마크롱의 재선을 예상했다면 지금은 65% 정도로 그의 승리를 점친다. 문제는 지난 20년동안 프랑스 대통령들이 계속 재선에 실패했다는 것과, 낮은 투표율이 마크롱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래 골드만 삭스 시뮬레이션을 보면 극좌 멜랑숑 후보 지지자들이 60% 가까이 기권할 경우, 낮은 투표율은 르펜의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2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예측 및 극좌 지지자 투표 기권이 마크롱에게 불리한 상황 (GS)

 

 

2. 시장 반응

당연히 마크롱의 재선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문제는 만약 르펜이 깜짝 승리를 한다면인데...

 

만약 르펜이 결선에서 이긴다면 단기 유로 환율은 급락해서 달러와 parity, 즉 1:1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유럽 내 독일 대비 국채 스프레드는 최소 50 bps 이상 상당히 벌어지고, 유럽 주가는 20% 까지도 빠지는 소위 'Risk off' 국면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그녀와 푸틴의 가까운 관계를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소위 시장의 risk premium도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많다. 유럽의 대 러시아 전략도 잠시 큰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특히 르펜 후보는 나토 의존을 줄이고 러시아와의 더 밀접한 관계를 주장하고 있다.

마크롱 vs. 르펜 정책 공약 비교 (Noruma)

 

하지만 결국 르펜의 약한 정치 기반으로 의회를 장악하기는 불가능하다. 의회의 지지 없이 르펜 혼자 새로운 정책 법안을 통과시키지도 못할 테고, 갑자기 프랑스의 재정 정책을 지나치게 확대하기도 불가능하다. 결국 충격은 정치 및 외교 분야에서 더 크게 나타나리라 예상한다. 물론 극우 후보가 뽑혔다는 사실에 콧대 높은 프랑스 사회가 받는 충격도 엄청날 거다.

 

단기간 시장 충격 및 조정을 거친 후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기간으로 길게 보면 결국 르펜의 당선은 우량 유럽 주식이나 유로화를 'Buy the dip'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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