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난 글들을 통해 조금 먼저 영국 연금펀드들의 LDI 마진콜 위험을 이야기했었다.
2022.09.27 - [기관투자노트/대형 사건] - 영국 금융 위기: 외환 위기가 아니라 연금 펀드의 margin call risk?

 

영국 금융 위기: 외환 위기가 아니라 연금 펀드의 margin call risk?

최근 영국은 새 정부의 감세를 통한 재정 정책으로 인한 신용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의심이, 고물가라는 경제 상황, 에너지 위기와 맞물리면서 일종의 연쇄 효과로 채권

londonin.tistory.com

또한 그 후 시장 변동과 BOE 긴급 시장개입에 대해서도 적었다.
2022.09.28 - [기관투자노트/대형 사건] - 영국 금융 위기: BOE 국채 시장 개입은 QE의 탈을 쓴 구제 금융?

 

영국 금융 위기: BOE 국채 시장 개입은 QE의 탈을 쓴 구제 금융?

어제 퇴근 후 쓴 아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2022.09.27 - [기관투자노트/대형 사건] - 영국 금융 위기: 외환 위기가 아니라 연금 펀드의 margin call risk? 영국 금융 위기: 외환 위기가 아니라 연금

londonin.tistory.com

이제 새 영국 정부의 최초 감세 예산안 발표가 나온 지 2주의 시간이 지났다.
2022.09.24 - [기관투자노트/대형 사건] - 영국 새 정부 예산안: Kwarteng Budget - Quo vadis, Britannia? II

 

영국 새 정부 예산안: Kwarteng Budget - Quo vadis, Britannia? II

 2주 전에 여왕 서거에 관해 아래의 글을 썼었다. '여왕의 서거 이후 이제 영국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내용이었다. 2022.09.09 - [유럽] -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Quo vadis, Britannia? 영국 엘리

londonin.tistory.com

따라서 이 글을 통해 영국 연금 펀드들의 LDI 관련 risk 현황, 최근 영국 국채 및 금리 시장 동향, 그리고 향후 영란은행의 정책 대응 예상을 통해 시장 움직임을 전망을 간략히 정리한다.


1. 영국 연금 펀드들의 LDI portfolio risk exposure
오늘 영국 의회가 최근 영란은행의 긴급 국채 시장 개입과 관련해 질의한 것에 대한 중앙은행의 공식 서면 답변이 나왔다.
Bank of England confirms details of emergency bond buying in correspondence with Treasury Committee - Committees - UK Parliament
아래 링크를 통해 영란은행 컨리프 부총재의 공식 서면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committees.parliament.uk/publications/30136/documents/174584/default/

이 서면 답변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9/23: 정부 감세 예산안이 나오면서 파운드가 달러 대비 -4% 하락했고, LDI 펀드들에 대한 우려를 접하기 시작

9/23 영국 새 내각 감세 예산 발표 이후 영국 30년 채권 금리 상승 규모 (BOE)

9/24: 주말에 긴급 대책회의 및 점검
9/25: 일요일 밤, 아시아 시장에서 다시 파운드 급락하는 상황을 보면서 월요일 개장 후 영국 국채 금리 급등 우려
9/26: 영란은행 총재 성명을 통해 시장 상황 주시 중 발표. 30년 국채 금리 50bp 이상 급등. LDI 펀드들로부터 계속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최소 500억 파운드 (한화 약 80조 원) 가량의 장기 국채 매도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 경고 받음. 이는 시장 평균 거래량의 4배가 넘는 물량이라 시장 가격이 다시 급락할 가능성 우려
9/27: 금리가 잠시 하락하면서, 영란은행 개입 없이 LDI 펀드들의 자산 매각이 가능하리라 기대했으나 다시 금리 상승 시작. 이대로 가면 LDI 펀드들의 자산 가치가 마이너스 상태로 떨어지면서 마진콜 및 펀드 자산 청산 투매로 번질 위험 증대.
따라서 9/27 밤, 영란은행은 긴급 개입을 위한 정책 마련 및 관계 부처 조율에 나섬
9/28: 영란은행 긴급 개입을 통해 장기 국채 매입


1.1. LDI (Liability Driven Investment)에 대한 오해
그렇다면 LDI 전략을 운용한 연금 펀드들이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를 해서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일까? 지나치게 돈을 벌려는 욕심이 무리한 투자를 해서 손실로 이어졌다고 비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를 위해 LDI 전략 및 배경을 잠시 짚고 넘어간다.

LDI 연금 펀드들은 지난 10년 간 크게 각광을 받으면서 규모를 늘려왔다. 아래 자료를 보면 영국 LDI 연금 펀드들의 자산 규모가 지난 2011년에 4000억 파운드 (한화 약 640 조원) 규모였던 것이, 작년에는 1.5조 파운드 (한화 약 2400 조원) 수준으로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정부의 연금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장려 및 시장 수요가 복합적으로 성장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영국 LDI 연금 펀드 자산 규모

이 전략은 소위 DB (Defined Benefit, 확정급여형) 연금 상품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연금이나 군인 연금들의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연금을 지불해야 할 부채 (Liability)는 늘어나는데, 그걸 메꾸려면 연금 지급 기관 (정부나 기업)이 추가로 연금 지급을 위한 자본금을 더 투입해야 한다. 또한 이 연금 부채의 현재 가치는 지난 20년간의 금리 하락 국면에서 더 늘어났다. (이자율, 즉 할인율이 낮아지니까 부채의 현재가치는 점점 더 커진 것.)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과 같은 선진국들에서는 미리 대책을 세워서 연금 펀드들이 부채를 충당할 수 있는 자산을 사전에 쌓아두거나, 부채를 헷지 하라고 유도했다. 그 과정에서 장기 국채 매입 또는 그와 비슷한 효과를 가지는 파생 상품을 이용한 LDI 투자 전략이 연금 펀드들의 핵심 투자 방법으로 각광을 받아 왔다.

LDI 전략을 통해 재무구조가 점점 개선된 영국 연금 펀드 현황 (PPF)

물론 금리가 오르는 것에 대비해 Stress test도 하고, 유동성에 대비한 충당금도 쌓도록 하는 등 많은 대비도 하고 있었다. 다만 그러한 대비책이 예를 들면 금리가 100 bps 수준으로 3개월 동안 상승하는 스트레스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었다면, 이번 영국 LDI 금융 위기에서는 정부의 감세 예산 발표에 충격을 받은 시장이 3개월이 아닌 3일 만에 150 bps 금리가 상승하는, 소위 black swan event가 벌어지는 바람에 손쓸 방도가 없었던 것.

아래 그림의 좌측이 이러한 일반적인 DB (확정급여형) 연금 펀드들의 대차대조표를 요약한 모습이다. 즉, 미래 연급 지급액이라는 부채에 비해 자산이 부족한 현실에서 레버지리를 이용해서 국채를 매입하고, 또 남는 자본금으로 주식 및 기타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이 연금들의 LDI 투자 전략인 것이다. 그리고 이 전략은 실제로 지난 20년 간의 저금리 및 대세 주식 상승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이로 인해 많은 연금 펀드들이 이제 자산이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부의 축적을 이루기도 했다.

9/23일부터의 금리 상승 이후 DB (확정급여형) 연금 펀드들의 대차대조표 변화 (BOE)

다만 위 그림의 오른쪽 모습처럼, 금리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속도로 지나치게 빨리 상승하면서, repo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를 한 국채 포지션에서 마진콜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이 펀드들이 파운드 fx 변동성 헤지를 하면서 cross currency swap이나 fx swap을 이용해 해외 자산에도 투자를 했는데,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파운드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 환 헤지 부분에서도 상당한 마진콜이 나왔다고 알고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며칠 사이에 10% 가까운 파운드 가치 하락을 확인할 수 있다.

2022 9월 영국 환율 변동 추이 (BOE)


올 초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은 미래 연금 지급액이라는 부채의 현재 가치를 더 큰 이자율로 할인할 수 있게 해 주면서 부채 부담을 줄이는 긍정적 요인도 가져왔다. 소위 solvency risk가 줄어드는 결과.

하지만 당장의 마진콜 압력으로 인해 liquidity risk가 증가했고, 이 부분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 강제 자산 매도로 인해 소위 doom loop, 즉 마진콜을 위해 자산을 매도 -> 시장 가격 하락으로 추가 마진콜 발생 -> 일부 펀드들은 강제 청산 및 매각 절차 발생 -> 자산 투매 -> 추가 가격 하락 -> 추가 마진콜의 악순환이 벌어지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따라서 영란은행의 장기 국채 매입은 이러한 금융시장의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1.2. LDI 위기는 이제 끝?
그렇다면 이제 위기를 벗어난 것일까? LDI 연금 펀드들은 이제 충분히 자산을 매각해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을까?

시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제 어느 정도 레버리지는 줄어든 듯하다. 또한 기타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주식, 회사채, PE 등) 좀 더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움직임도 전해진다.

지난 주 상당한 마진콜 압력을 받았던 영국 연금 펀드들
이러한 연금 펀드들의 자산 헐값 급매 과정에서 저가매수를 노리는 일부 투자기관들

문제는 이들 LDI 연금 펀드들이 영국 국채, 특히 20년 이상의 장기 채권의 큰 매수자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난 2주간의 충격으로 인해 이들이 다시 전과 같은 수준으로 영국 장기 채권을 매수하기는 어렵다고 가정한다면, 향후 영국 장기 금리는 상방 압력이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누가 사 주나?)

따라서 이번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현재 영국 장기 금리는 BOE가 아슬아슬하게 지탱해주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기존의 큰손들이 크게 상처를 입고 전처럼 매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전반적인 영국 자산들에 대한 매도 압력은 적어도 올 연말까지 어느 정도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당장 급하게 팔 수 있는 자산은 매각했겠지만, 추가 금리 상승에 대비한다면 부채의 현재 가치 하락을 가정해서 자산을 팔고 현금으로 유지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투자 자산을 부채 가치에 맞추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게 LDI의 본질이니까),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부채의 현재 가치가 계속 줄어든다고 가정하고, 위험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그 후 어느 시점에 (자산이 부채의 현재 가치와 같은 규모가 되었을 때) 다시 장기 국채를 매수하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

따라서 LDI 연금 펀드들의 자본금 충당 및 현금화 흐름은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LDI 연금 펀드들에게서 영국 국채뿐 아니라 전반적인 파운드화 금융 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한다.

여전히 이번 중에도 일부 진행중인 연금들의 자산 매각

이제 영란은행의 개입으로 LDI 연금 펀드들의 유동성 위기 (liquidity crisis)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파산 위기 (solvency crisis)로 확산하는 것은 막았지만, 여전히 자산 가격 조정 압력은 존재한다고 본다.


2. BOE 영국 국채 시장 개입 정책 평가
영란은행은 이번 주 시장에 많은 혼란을 주기도 했다.

우선 이번 주에만 두 번의 매입 입찰에서 전혀 국채 매입을 하지 않고 모든 매도 offer를 거절했다. 매일 50억 파운드까지 산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 매입액은 그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9/28일부터 오늘까지 이제 7일의 매입 입찰을 진행했는데, 최대 매입 가능 액수는 350억 파운드이지만 현재까지의 실제 매입 누적 액수는 38억 파운드에 불과하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BOE는 실제 매입 한도보다 훨씬 적은 액수 (38억 파운드)만을 구매했고, 실제 매도 희망 액수도 106억 파운드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BOE 입장에서는 적은 액수로 큰 정책효과를 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영국 금리가 미국 국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 투자자들이 영국 자산에 대한 높은 risk premium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OE 국채 매입 현황 및 영-미 30년 국채 금리 비교 (LBCM)

이에 대해서는 이번 주 내내 런던 시장에서 많은 설왕설래가 있었다. 급한 불은 꺼서 더 이상 LDI 매도가 안 나오는 거다, BOE가 일종의 장기 국채 금리 상한선을 정해놓은 YCC (Yield curve control)을 하는 거다 등등.

물론 BOE는 이미 9/28에 아래와 같이 첫 긴급 국채 매입에 대한 공지를 하면서 무조건 50억 파운드를 매일 사지 않는다고 공표를 하긴 했다. 또한 매입 가격도 입찰 과정에서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가격일 경우에는 거부한다는 조건도 명시했다. (비싸게 팔면 안 사준다... 시장 망가지려고 하면 산다.. market maker of the last resort...)
Gilt Market Operations - Market Notice 28 September 2022 | Bank of England

 

Gilt Market Operations - Market Notice 28 September 2022

This Market Notice sets out details of the Bank’s temporary purchases of long-dated UK government bonds from 28 September 2022.

www.bankofengland.co.uk


그 후 다음 10/3 발표를 통해 BOE에 매도하고 싶은 투자자는 식별 코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공시하면서, LDI 펀드들 물량만 사주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팔고 싶으면 네 이름 적어 내라...)
Gilt Market Operations – Market Notice 3 October 2022 | Bank of England

 

Gilt Market Operations – Market Notice 3 October 2022

This Market Notice supplements the Bank’s Market Notice and Press Release of 28 September setting out the details of its temporary purchases of long-dated UK government bonds.

www.bankofengland.co.uk

하지만 그 후 이어진 BOE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영란은행의 의도가 좀 명확해진다.

우선 9/29에 나온 수석 이코노미스트 휴 필의 발언.
Recent developments in the economy and markets − speech by Huw Pill | Bank of England

 

Recent developments in the economy and markets − speech by Huw Pill

Given at Institute of Directors NI Annual Dinner, Holywood, County Down

www.bankofengland.co.uk

Right now, we are dealing with the problems that pose an immediate threat.

The intervention announced yesterday by the Bank is intended to facilitate an orderly adjustment in the positions and structures that were threatening to generate dysfunction in that market segment. By acting in the gilt market to facilitate the necessary reduction of leverage – or at least creating an environment where that reduction can take place – the Bank is preventing a self-sustaining vicious spiral of collateral calls, forced sales and disappearing liquidity from emerging in a core segment of the financial markets...

The intervention is targeted specifically at that market segment where problems were emerging...

These operations do not create central bank money on a lasting basis. As a result they will not shift the underlying macroeconomically-relevant monetary trends in the economy, which ultimately pin down developments in the price level. They are not intended to cap or control longer-term interest rates or to offer more favourable underlying financing conditions to the institutions involved – or, for that matter, to the Government – than would have prevailed in an orderly market environment.

That is why yesterday’s intervention is a “temporary and targeted financial stability operation”. It is intended to allow the inevitable and necessary re-pricing of financial assets stemming from recent macroeconomic news – including last week’s fiscal announcements – to take place in an orderly way.

So yesterday’s intervention was not a monetary policy operation. The temporary and targeted character of the Bank’s intervention is key to the distinction between financial stability and monetary policy that I have emphasised here.

즉, 이는 통화량 공급을 위한 통화 정책이 아니며, 장기 금리를 제한하려는 의도도 아니고, 정부 발행 금리를 낯춰주려는 의도도 없는, 오로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한적이고 임시적인 조치라고 강조.

시장의 의심, 특히 통화 긴축 정책 한가운데에서 통화량 증가로 이어지는 모순적인 정책에 대한 해명 및 재정 보조가 아니냐는 의심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


10/6에 나온 하스켈 위원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Current monetary policy – opening remarks by Jonathan Haskel | Bank of England

 

Current monetary policy – opening remarks by Jonathan Haskel

Given at an event for the book “Restarting the Future” by Jonathan Haskel and Stian Westlake, hosted by the Society of Professional Economists, London

www.bankofengland.co.uk

However, in the days following HM Treasury’s fiscal event on Friday 23 September, there was a significant divergence between government bond yields in the UK and in other countries. Between close of business on Thursday 22 September (the day before the fiscal event) and close of business on Tuesday 27 September (the day before the Bank’s market intervention), US and German 30 year government bond yields increased by around 20 basis points. By contrast, UK 30-year gilts rose by 120 basis points.

Echoing what Huw said, the data show there was undoubtedly a UK-specific factor in these changes.

In line with its financial stability objectives, the Bank of England, rightly intervened, in a way that is targeted and temporary, to restore gilt market functioning. Restoring market functioning prevents costly self-fulfilling market dislocation that might spread from financial markets into credit conditions for UK households and businesses.
The intervention is targeted to the longer-dated gilt market where the risks to a market dysfunction had emerged. And it is temporary to support gilt market functioning as a backstop while facilitating a necessary process of deleveraging.

I should also note that while some have described this intervention as the Bank buying £65 billion worth of gilts; this is not the case. The objective is to provide a backstop which will support market functioning, rather than purchasing a fixed total of longer-dated gilts. The Bank has announced it will purchase up to £5 billion per day for 13 working days, hence up to £65 billion in total. The total amount purchased will thus depend on market conditions. In fact, purchases so far (including today’s auction) have totalled approximately £3.8 billion.

행간을 읽자면 영국만 감세 예산안 발표 이후에 금리가 120 bps 올랐다면서 살짝 정부의 예산안을 원망하는 듯한 느낌도 드는 발언이다. 또한 언론 헤드라인으로 많이 나온 '650억 파운드 긴급 매입'이라는 표현이 부당하다고 느꼈는지, 그것은 현재 최대 매입 계획일 뿐이고 실제로는 지난 7일간 38억 파운드밖에 매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00년 간의 영국 물가상승률 자료를 제시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확보되었던 지난 25년간 가장 안정적으로 물가를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 BOE의 독립성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력. (근데 지금 10% CPI인데요.....?)

800년간의 영국 물가상승률 추이 (BOE)

여담으로 트러스 총리 및 콰텡 장관은 최근 금리 상승이 전세계적인 현상임을 강조한 반면, BOE 인사들은 영국 금리만 예산안 발표 이후 특수하게 더 많이 올랐다고 팩폭을 하고 있다. 행간을 읽자면 BOE 내부의 새 내각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BOE는 최대한 빨리 이번 시장 개입을 종료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판단한다. 국채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LDI 연금 펀드들도 급한 불은 껐다고 가정하면, 이번 긴급 매입 정책은 예정대로 10/14에 종료할 것으로 판단한다.


3. BOE 향후 정책 전망
3.1. 정책 금리
한때 다음 11월 BOE MPC에서 170 bps 수준의 높은 단발 금리 인상을 선반영하던 시장은 이제 120 bps 수준을 가격에 담고 있다. (120이 낮아보이는 것은 무엇????) 실제로 시장 참가자들 및 각 기관 트레이더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예상치의 분포가 매우 넓어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연준이 50갈까 75갈까 하는 미국에 비해, 영국 시장에서는 50부터 150까지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현실...

영국 SONIA swap 금리 수준

너무 낮은 금리 인상은 어렵다고 판단하면, 아마도 이번 감세 예산안의 물가 압력을 고려 최소한 75 bps 금리 인상은 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 150 bps 수준의 인상은 솔직히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지만, 만약 갑자기 파운드 약세가 심해지는 상황이 온다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75에서 100 사이의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있다.

문제는 최종 금리 수준인데, 지금 시장이 예상하는 6% 수준까지 내년에 금리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 물론 내년 CPI가 계속 10%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이 온다면 (아마도 그렇다면 에너지 위기로 인한...) 또 모르지만, 이는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본다. 아마도 부동산 시장 및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인해 5% 수준에서 멈출 가능성이 제일 높지 않을까 싶은데... 연준과 차이가 있다면 지속적인 물가 압력으로 인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더 어렵다는 정도?

지금 금리에 반영된 가격은 BOE의 실제 정책 금리 수준을 반영한다기보다는 영국의 감세 및 재정 적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risk premium으로 높게 책정된 측면이 더 큰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만약 미국 달러가 강세를 유지하고, 연준도 계속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BOE도 불가피하게 좀 더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앞으로 3주간 또 트러스 내각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으니 우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수 밖에 없는 상황.


3.2. QT (양적 긴축)
예정대로라면 BOE는 지난 10/3일부터 QT를 시작했어야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예산 문제로 영국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10월 말까지 잠정 연기 상태.

기존 BOE의 QT 계획 (BBG)

만약 시장이 안정세를 찾는다면 QT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상당히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제는 과연 시장이 이 추가 매도 물량을 받아줄 수 있느냐인데... 지금으로서는 11월에 정상적으로 QT를 진행할 수 있을지 도통 판단이 서지 않는다. 10월 중에 추가로 영국 정부의 감세 계획이 축소되는 등의 변화가 없다면, 지금 상황에서 시장이 QT 충격을 소화할 수 있을지 조금 회의적이다.

하고 싶으신 마음은 알겠지만, 하실 수 있을지...
이 또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3.3. 향후 위험은 어디에?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적어도 영국 금리는 여전히 전 만기에 걸쳐서 상방 압력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 시장의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영국 국채 금리 또한 4%대에서 균형점을 찾기보다는, 아마도 5%대 수준에서 가격 형성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또한 이번 위기를 통해 급격한 금리 상승은 단순히 이자 비용 및 자본 조달 비용 증가뿐 아니라, 마진콜 및 레버리지 자산 투자에 대한 청산 압력으로 터져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이 나오고 있는 유럽 (영국 포함)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LDI 유동성 위기는 이제 한 고비 넘겼다고 판단하면, 아마 최근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다음 위기는 영국의 부동산 관련 펀드 및 부동산 가계 대출에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글은 추후 따로 정리해 볼 생각.


이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런던투자노트는 런던에서 일하는 현직 채권 트레이더의 금융시장, 투자 및 유럽 관련 블로그입니다.
런투노의 새 글들을 이메일로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눌러주세요.

'런던투자노트' 이메일로 구독하기


다음 링크를 통해 텔레그램 (Telegram)으로도 구독 가능합니다.

'런던투자노트' 텔레그램 채널 구독하기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