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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월 13일에 다른 곳에 쓴 글입니다. 블로그 이사하면서 옮깁니다.)


G3 (USD, EUR, GBP) 채권 및 금리 시장에 폭풍이 몰아치던 한 주가 지나갔다.

2/3일 ECB 통화정책 발표 이후 이어진 유럽 금리 상승 압력, 시장의 예상보다 강했던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CPI), 거기에 기름의 불을 붙는 듯한 Bullard 연준 (FED) 위원의 추가 금리 인상 시사 발언, 그리고 금요일 갑작스러운 백악관 발표로 다시 점화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 마지막으로 혹시나 연준 (FED)이 깜짝 QE 테이퍼링 (Tapering)을 발표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던 금요일 저녁까지...

경제지표, 통화정책, 그리고 지정학적 위기로 이어지는 3종 선물세트가 이어진 일주일.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작년 10월부터 조금씩 잠에서 깨어난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그 상승 기세를 아직 멈출 기미가 없다.

미국 2년 국채 금리 daily candle chart

 

이제 어느 정도 숨 고르기를 하는 한 주가 되리라 생각했던 나의 예측과는 반대로 미국 단기 금리 상승은 이번 주 내내 이어졌다.

내가 이번 주 금리의 조정 또는 하락을 예상한 근거는 세 가지였다.

1. 포지셔닝: 몇몇 지표에서 금리 쇼트 포지션이 지나치게 많이 쌓인 증거들

2.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세 둔화: 상승은 이어가겠지만 그 기세는 꺾이기 시작 (특히 최근 미국 중고차 가격 상승세 둔화)

3. 미 연준 (FED) 의원들의 완만한 금리 인상 선호: 시장의 지나친 기대를 진정시키려는 발언 가능성

위와 같은 내 예상을 근거로 화요일 그리고 수요일 내내 쇼트 포지션을 정리하고 롱으로 돌아서려고 몇 번이나 고민했었다. 하지만 아직은 조금 위험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냥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의 움직임은 이랬다.

1. 포지니셩: 쇼트 포지션은 흐름을 타고 오히려 더 늘어감. 반대로 롱 포지션들의 청산 및 헤징 거래를 이끌어 냄 (Long was the pain trade.)

2.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상승 추세는 이어짐.

3. 대부분의 연준 (FED) 의원들은 완만한 정책 선호 발언을 했지만, 한 명 (Bullard)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은 더 크게 반응.

목요일에 치솟는 미국 2년 금리의 움직임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 수요일에 내 예측을 근거로 롱으로 포지션을 돌려놨더라면 정말 박살 나는 목요일을 맞이할 뻔했다.

쇼트 포지션을 롱으로 바꾸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

1. Bear market에서 잡아야 할 포지션은 short 또는 flat. 잘난체하고 long 잡는 것은 위험.

2. Yes, market is oversold. But, that does not mean it cannot be sold more.

이 두 가지 이유로 내 예측과는 반대로 그냥 작은 쇼트 포지션을 유지했고 덕택에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한 주.

다시 한번 시장의 무서움, 나의 예측의 보잘것없음, 그리고 모멘텀의 힘을 절감.

게다가 이번 금요일은 미국 뉴욕 연준 (FED)이 매월 정기 QE 일정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뉴욕 시간으로는 오후 3시, 하지만 런던은 밤 8시 발표.

전날에는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Bullard 이사의 깜짝 발언 등등으로 자정 넘어서까지 퇴근을 못한 상태.

근데 하필 금요일마저 밤 8시 넘게까지 시장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살짝 피곤한 상태로 오후 5시가 지나 유럽 및 런던 시장도 마감하고 슬슬 저녁을 챙겨 먹으려는 그때... 갑자기 백악관 우크라이나 헤드라인이 떴다. 이미 기세를 잃은 미국 증시는 더 밀리기 시작, 유가는 급등, 금리는 하락. 금 상승. 달러엔 하락.

전형적인 risk off 반응.

하나 다른 점은 미국 국채 가격 상승은 신규 구매보다는 쇼트 포지션 청산이었다는 정도?

그리고 드디어 런던 밤 8시.

연준 (FED) 발표 확인을 위해 계속 뉴욕 FED 홈페이지 접속 시도. 나 같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는지 잠시 홈페이지 다운.

그리고 이어진 약간 김빠지는 결과.

https://www.newyorkfed.org/markets/domestic-market-operations/monetary-policy-implementation/treasury-securities/treasury-securities-operational-details

 

Treasury Securities Operational Details - 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

The New York Fed purchases Treasury securities as directed by the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These purchases are conducted in the secondary market for Treasury securities. Planned Purchase Amounts and Schedules The Desk's planned purchase amount

www.newyorkfed.org

결국 연준 (FED)은 테이퍼링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추가적인 긴축 통화정책은 없었고 당장 3월 정기 FOMC 전에 정책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3월에 50 bps 금리 인상 단행 가능성도 50% 이하로 밀리면서 금요일 장 마감.

금리도 쇼트 포지션의 청산 압력이 커지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블룸버그 미 연준 정책 금리 기대치 ​

 

이 주의 교훈

1. Sell low and buy lower.

2. Don't try to be cute - respect and ride the trend.

3. 참을 수 없는 예측의 가벼움

4. Oversold? Yes. Can it be sold more? Absolutely!

5. Anything can happen.

다음 주 예상

1.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 또 다른 금리 상승 요인?

2. 미 연준 (FED) 1월 FOMC 의사록: 또 다른 금리 상승 요인? 더 매파적인 견해?

3. 우크라이나: 푸틴만이 알겠지만 미국의 사전 경고로 더 큰 위기는 피하는 한 주가 되지 않을까?

차분히 retracement rally를 보면서 다시 쇼트를 늘릴 기회를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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