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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2022년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6%를 넘어섰다. 미 연준 (FED) Powell 의장은 50 bps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단언하는 발언을 했다.

 

1. 주요 경제지표 + 채권 시장 (Bond & Rates)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196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며 노동 시장이 매우 강세임을 입증했다. 미 연준이 정책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데 전혀 부담이 없는 상황, 아니 오히려 너무 늦어버렸다.

US jobless claims (FRED)

영국 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YoY)는 6.2%로 90년대 초반 이래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8% 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 91년의 최고치를 갈아치울 듯하다.

영국 2월 소비자 물가지수 6.2% (UK CPI, YoY)

금리는 강한 상승세를 지속, 40년간 이어져온 저금리 채권 가격 상승 트렌트를 되돌릴 기세다. 40년간의 채권 불마켓은 인플레이션의 재림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40년간의 불마켓이 끝나고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

 

 

2. 중앙은행 정책 + 채권 시장 (Bond & Rates)

우선 미 연준 위원 그 누구도 한 번에 50 bps씩 정책 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다. Mester, Waller, Bullard 세 사람은 최소한 한 번 이상의 50 bps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발언을 했다. Powell 의장과 Willams를 비롯해서, 상대적으로 매우 비둘기파인 Evans, Daly 두 사람도 50 bps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Powell 의장은 3/21에 있었던 연설을 통해 'expeditious'라는 표현으로 빠른 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어떤 경우에 50 bps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냐는 물음에 현재 상황에서는 'Nothing'이라고 답했다.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speech/powell20220321a.htm

 

Speech by Chair Pro Tempore Powell on restoring price stability

Thank you for the opportunity to speak with you today. Let me first pause to recognize the millions who are suffering the tragic consequences of Russia's inva

www.federalreserve.gov

https://youtu.be/ahHdBzUu9jw

 

당연히 이제 50 bps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Whether or not?'이 아니라 'When and how many times?'로 질문이 바뀌었다. 지난 금요일 시장에서는 이미 5월 FOMC에서는 80%, 6월 FOMC에서는 60% 이상으로 50 bps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금리 선물 및 스왑 시장의 May & June FOMC 금리 인상 pricing (런투노)

투자은행들도 재빨리 자신들의 예상치를 재조정했는데, 아직 JP Morgan 혼자 뒷북으로 예상치를 바꾸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Citi의 경우 5월, 6월, 7월, 9월, 이렇게 네 번의 FOMC에서 연속으로 50 bps씩 정책 금리를 올릴 것으로 매우 강한 긴축 예상치를 발표했다.

주요 미국 은행 FOMC 정책 전망 (런투노)

당연히 시장도 더욱 빠른 금리 인상을 반영하면서 미국 단기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커브도 강한 bear flattening 하는 전형적인 긴축 통화정책 초기의 모습을 보였다.

 

여기서부터는 나의 개인적인 의견 및 향후 전망이다. Bullard 연준 위원은 1994년을 예로 들면서 미국 경제가 이와 같은 정책 금리 인상을 충분히 견딜 수 있고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렇다면 94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우선 아래 표를 보면 미 연준은 50 bps 금리 인상을 세 번, 심지어 75 bps도 한 번 (94년 11월) 단행했다. 따라서 한두 번, 더 나아가 Citi가 예상하는 네 번의 50 bps 인상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다만 50 bps로 네 번 연속 인상이 가능하겠느냐인데, 만약 올여름에도 현재의 높은 물가 상승세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0.50% 정책 금리 수준이 너무나 낮은 단계이기 때문에 정기 FOMC가 아닌 소위 inter-meeting rate hike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94년 미 연준 금리 인상 (런투노)

아래 그래프는 1994년의 미 연준 정책 금리 인상 (흰색) 및 당시 경제 지표 (CPI 파란색, GDP 주황색), 그리고 미국 S&P 500 지수 흐름을 보여준다. 지금과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물가지수가 2%가 아닌 거의 8%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Data dependant 통화 정책이 물가 억제에 실패한 현실로 돌아온 상황에서 이미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회는 놓쳤고, 공급 충격 완화를 통한 물가 상승 압력의 약화만을 기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소한 정책금리가 2%에 도달할 때까지는 연준은 빠르게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테고, 여름에도 물가가 여전히 8% 대이거나 그보다 높은 상황이라면 더 강한 긴축 정책을 펼 수 밖에 없으리라 예상한다.

1994년 미국연준 정책 금리 (흰색), CPI (파란색), GDP (주황색), S&P 500 지수 (보라색)

아래 그래프에서 좀 더 긴 과거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지금의 물가 압력 추세는 70년대 후반과 더 닮아있다. 7.87%라는 CPI 수준은 정말이지 40년 만에 off the chart라고 밖에는 설명 불가. 이런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후행적인 정책 금리 인상으로 물가 압력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별로 믿기지 않는다. 경기 연착륙 또한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성장을 포기하지 않고 물가를 잡을 수 있을까? 거시 흐름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신냉전 시대, 국제화보다는 국내 생산으로 회귀, 공급망 재조정,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흐름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 게 현재 모습이다. 

1970년대부터 2022년까지의 미 연준 정책 금리 (파란색),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흰색), 미국 CPI (주황색)

따라서 현재 미국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이유로 들며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Powell 의장이나, 1994년을 예로 들면서 recession 없이 3%대로 정책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Bullard 위원을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다. 물론 FED 정책 결정자들이야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지만, 냉정하게 그러한 기대나 희망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되어서 모든 경제 제재가 다시 무효화되고, 다시 전 세계적인 국제화 및 세계화 트렌드 바람이 불면 모를까.

 

결국 올 2분기를 거치면서 미 연준은 GDP를 포기하고 CPI 아니 연준이 좋아하는 PCE 물가를 잡기 위한 보다 빠른 긴축 정책을 펼 수밖에 없지 않을까?

 

 

3. 주식(Equities) 및 기타 금융 시장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투자 자금 및 보유 현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상품 시장은 공급 충격 문제 (러시아 루블 결제 요구, 중동 무력 충돌 등)가 부각되면서 다시 에너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4월 중순까지 S&P 500 지수가 좀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4600 근처에서 이익 실현 물량 및 새로운 쇼트 포지션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여전히 지금의 미국 주식시장은 bear market rally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이 틀릴 가능성은 올 1분기 및 2분기 기업 어닝 시즌이 현재 예측보다 더 강하게 나올 경우이다. 여전히 미국 기업들, 특히 big tech는 꾸준한 어닝 성장을 보여줄지 궁금.

 

 

4. 이번 주 교훈 및 다음 주 전망

다행히 눈 감고 단기 금리 상승 흐름에 올라타서 +15 bps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정말 그 흔한 조정이나 숨 고르기 없이 단기 금리는 한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다. 실로 그 기세가 무섭다.

 

지난 3개월 간의 미국 금리 상승 및 국채 bear market 모멘텀은 정말 강력했다. 40년 만의 고물가 수준과 제로 금리가 만나 강력한 베어마켓 장세, falling knife...

 

교훈:

In a bear market, your position should be either short or neutral. 

싸 보이지? 더 싸질 수 있다. 그게 바로 베어 마켓.

 

다가올 일주일에는 유럽 물가지수 및 미국 고용 지표 발표, 그리고 3월 분기말이 기다리고 있다. 

 

채권은 아직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이유가 없다. Sell low to buy lower.

주식은 아직 지나치게 금리 인상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있다. 파티는 끝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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