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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 = 투자의 힘: 직장인을 위한 투자 – 02. 투자의 정의: 인간의 본능이자 편견 및 편향과의 싸움

 

두번째 글입니다.

크게 다섯 가지 주제 중에서 첫번째 주제인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 투자의 정의: 투자는 인간의 본능이자 편견 및 편향과의 싸움에 대해 적습니다. 투자라는 행위가 무엇인가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입니다.

 

지난 글:

2022.04.18 - [복리 = 투자의 힘/직장인을 위한 투자] - '복리=투자의 힘' 직장인을 위한 투자: 01. 연재 시작 및 글 개요

 

'복리=투자의 힘' 직장인을 위한 투자: 01. 연재 시작 및 글 개요

앞에서 아래와 같이 소개했던 '복리 = 투자의 힘' 연재를 이제 시작합니다. https://londonin.tistory.com/pages/power-of-compounding 복리 = 투자의 힘 '복리 = 투자의 힘' 소개 (난이도: 초급) 저는 현재 런던..

londonin.tistory.com

 

이 연재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음가짐
1. 투자의 정의: 투자는 인간의 본능이자 편견 및 편향과의 싸움
2. 육하원칙으로 생각해보는 투자
3. 투자자가 고려해야 다섯 가지 요소

2. 투자 목표 계획 수립
4. 투자 목표 세우기
5. 동기 부여 투자 철학
6. 은퇴 준비 점검
7. 세금과 거래 비용
8. 금융 계좌 만들기

3. 기초 개념 1: 복리와 마켓 타이밍 (Market timing)
9. 복리 이해하기
10. 기본 개념 공부
11. 마켓 타이밍
12. 매월 정기 적립
13. 투자에 성공할 있는 가지 방법

4. 기초 개념 2: 주요 자산군 상장지수펀드 (ETF)
14. 주요 자산군 1. 주식
15. 주요 자산군 2. 채권
16. 주요 자산군 3. 부동산
17. 주요 자산군 4. 원자재
18. 상장지수펀드 (ETF)

5. 기초 개념 3: 전략적 자산 배분 (Strategic Asset Allocation)
19. 전략적 자산 배분 사례
20. 전략적 자산 배분 백테스팅 (Back-testing)
21. 리밸런싱 (Rebalancing)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1. 투자의 정의: 투자는 인간의 본능이자 편견 및 편향과의 싸움

 

1.1.1.   투자의 일반적인 정의

투자는 무엇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투자 (명사)

[1]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

[2] (경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권, 채권 따위를 구입하는 데 자금을 돌리는 일.

[3] (경제) 기업의 공장 기계, 원료ㆍ제품의 재고 따위의 자본재가 해마다 증가하는 부분.

 

한자로는 이렇게 적습니다.

투자: 던질 투, 재물 자

재물을 던져 놓는 것’, 돈을 던져 두는 행위라고 뜻입니다. 미래의 이익을 기대하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이나 시간 같은 한정된 자원을 쏟는 행위를 투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를 당장 그냥 써버리지 않고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묻어두는 행위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지금 당장의 즐거움이나 만족을 위해 소비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남겨놓는다는 것입니다.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능동적인 희생 또는 자발적인 인내의 선택입니다.

 

그렇다면 서양의 투자 (investment), 투자하다 (invest)라는 단어의 어원은 어디서 왔을까요?

투자 (invest) 라틴어 어원: investire

위의 어원을 보면 라틴어의 ‘인베스티레 (investire)’라는 단어로부터 프랑스어와 이태리어를 거쳐 14세기에 지금의 영어 단어 인베스트 (invest)’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인베스티레 (investire)’라는 라틴어는 옷을 입히다’ 라는 의미로, ‘안으로’ 라는 뜻의 ‘in’과 ‘옷을 입다’ 라는 의미를 가진 ‘vestire’의 합성어입니다. 이는 초기에 ‘관복을 입히다’ 에서 ‘관직에 임명하다’ ‘권한을 위임하다’ 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전해집니다. 아마도 중세 시대의 의미는 관직에 임명한다는 권력의 부여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 후 17세기 초부터 오늘날과 같은 뜻인 ‘돈이나 자산을 보다 많은 수익이 나올 곳에 넣는 것’ 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1610년대 영국의 동인도회사 (East India Company)돈이나 자본을 투자한다라는 의미로 ‘invest / investment’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투자의 의미가 일반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관직에 임명한다라는 원래의 의미에서 ‘돈을 미래에 보다 많은 이익을 벌어오도록 위임한다’ 는 의미로 확장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18세기부터는 아예 주된 뜻이 오늘날의 ‘투자 ’로 자리잡았습니다.

 

동서양의 정의에서 모두 공통인 부분은 미래의 더 큰 수익을 기대하면서 돈을 어디에 맡기거나 묻어둔다라는 점입니다. 당장 돈을 써버리지 않는다는 자발적 인내’, 또한 훗날에 있을 더 큰 이익을 기대하며 남겨 놓는미래지향적행위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투자는 우리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나 자원을 당장 쓰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능동적 인내와 저축이 투자의 첫 단계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첫번째 전제 조건은 바로 저축입니다. 저축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성공적인 투자라는 목표 달성에 이미 절반은 다다른 셈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나는 이미 저축은 자신이 있고,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축하를 드립니다. 이미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을 달성하신 것입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일반적인 저축은 내가 쓰지 않고 모은 돈을 그냥 은행에 예금이나 적금을 가입하는 것이고, 투자는 은행 계좌가 아닌 다른 곳에 묻어두는 점입니다. 소위 투자처또는 투자 대상이라고 부르는 어디에 돈을 투자할 것인가가 앞으로 다룰 다음 과제입니다. , 좁은 의미의 금융 투자성공을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투자의 사전적 정의가 아닌, 제가 생각하는 투자의 정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는 바로 투자에서 마음가짐이 중요한 이유와 직접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1.1.2.   투자의 정의: 인간의 본능

인간의 발육 속도는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느린 편입니다. 몇 주에서 몇 개월만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동물들에 비하면 턱없이 느린 속도입니다. 겨우 젖먹이에서 벗어나 활동이 가능해지면, 그 후에는 십년이 넘는 필수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학교에 다닙니다. 법적 성인이 되는 18세까지는 대부분 사회적인 독립도 어렵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중에서 인간만큼이나 많은 부모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동식물도 없습니다. 태어나서 최소한 몇 년 간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갓난 아기가 어느 정도 일반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때까지 부모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거의 하루 온종일 아기를 돌봐야 합니다. 엄마의 모성애라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보면 전재산을 한 종목에 몰빵하는 듯한, 심지어 자기 건강이 상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자식에 대한 올인 (all-in) 투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자신의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자식의 양육에 투자를 합니다.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만성피로에 시달리면서 젖먹이를 키우는 엄마, 그리고 그 엄마를 돕기 위해 자처해서 육아 보조에 나서는 할머니. 우리는 모두 이 크나큰 투자의 산물인 셈입니다.

갓난아기: 3대에 걸친 투자의 결실

 

 

이미 진화생물학에서는부모 투자’ (Parental investment)라는 개념으로 생태계에서의 다양한 생존과 번식을 위한 동물들과 인간의 행동양식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이어 가기 위해 한정된 자원 (시간, 에너지 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투자하면서 진화해왔는지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것입니다.

 

한국은 이보다 더합니다. 수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소득의 커다란 부분을 아낌없이 자식의 사교육에 투자합니다. 월급의 수십 퍼센트를 차지하는 사교육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부모들이 꾸준히 하고 있는 커다란 투자입니다. (물론 이 투자의 수익률은 알 길이 없습니다.) 자식이20세 성인이 되어서야 온전히 자립을 한다고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첫 20년 가까이 부모와 사회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자원의 투자를 받은 셈입니다.

 

따라서 저는 모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투자의 산물이자 투자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투자는 우리의 본능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는 부모의 자식으로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그 부모 또한 이전 부모의 투자를 받아 살아남았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져 온 조상들의 투자의 결과물이 지금의 자신을 존재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고통이나 불편, 또는 당장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참고 미래를 위해 대비한다는 의미의 투자는 우리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본능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본능적으로 투자자라는 사실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필연적으로 투자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부모와 조상들의 투자의 산물로 이 땅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이미 자식을 낳아 부모가 되셨다면 이미 본인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투자를 한 셈입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아이들 키우는 데 돈도 많이 듭니다. 자식에 대한 투자에 필요한 생활비, 교육비 등 각종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 즉 투자를 위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자식을 낳지 않겠다고 결정하신 분이나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투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국민연금만으로 안락한 노후를 보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죽을 때까지 일에 얽매인 삶을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노후 또는 은퇴 이후에 더 이상 노동을 통한 소득에 기대지 않고 불로소득을 통한 여가를 즐기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면 투자는 필수입니다. 심지어 로또에 당첨이 된다고 해도, 당첨금을 제대로 투자하지 못하면 그 돈이 바닥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인간은 투자를 해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둘째, 우리가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를 위해 당장 가지고 있는 돈이나 자원을 써버리지 않고 남겨 두는 것이 투자의 시작이라면, 저축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의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본능적으로 오늘만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소비하는 것의 위험함을 알고, 조금이나마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다 먹지 않고 남겨두고, 더운 여름을 걱정해 에어콘을 설치하고, 추운 겨울을 대비해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등 우리는 이미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행동들을 어느 정도 체화하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이러한 자세와 행동이 바로 투자 성공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지금 이 재미없는 글을 벌써 여기까지 읽으려고 노력했다는 사실 또한 이를 반증합니다.

 

투자라는 행위가 인간의 본능과 직접 맞닿아 있기에 투자 성공의 희망을 이야기했다면, 다음은 투자 실패의 위험을 말할 차례입니다. 특히 금융 투자, 보다 구체적으로 주식 투자로 꾸준히 돈을 벌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본능적으로 투자를 하고 또 그 투자의 성공으로 인해 존재하고 있지만, 이러한 우리의 본능이 왜 금융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덧붙여서 왜 금융 투자 성공을 위해 마음가짐이 중요한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1.1.3.   투자의 정의: 인간의 편견 및 편향과의 싸움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거나 대중이 하나의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 나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더 끌리는 감정 등 우리는 본능적으로 다수의 의견에서 가치를 찾거나 편안함을 느낍니다. 내가 다수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과 안도감을 가지며 무리의 일부분으로 살아갑니다. 반대로 나와 다른 생각, 낯선 현상에서 두려움이나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군중심리를 쫓아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유행의 끝을 잡고 뒤늦게 거품에 동참했다가 큰 손해를 보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편승 효과(便乘效果) 또는 밴드왜건 효과 (Bandwagon effect) 라고 칭합니다. 우리 인간이 타고난 본성으로 인해 피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편향들 (biases) 중 하나입니다.

 

간단한 사례를 하나 들겠습니다. 아래는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주식 투자자가 느끼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가상으로 적은 내용입니다.

1)    친한 지인이 모 기업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2)    그리고 그 기업이 앞으로도 매우 유망하다는 기사와 인터넷 글들을 검색해서 읽어봅니다.

3)    더 늦기 전에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해서 한 주당 7만원에 주식을 천 주 매입합니다.

4)    한 달 후 8만원으로 주식 가격이 오릅니다. 천만원의 수익에 기뻐합니다.

5)    석 달 후 5만원으로 주식 가격이 떨어집니다. 2천만원의 손실에 고통받습니다.

6)    찾아본 신문기사나 증권사 보고서들은 대부분 적정가격을 10만원으로 평가합니다.

7)    주식 투자는 장기투자라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장기 보유를 다짐합니다.

8)    넉 달 후 75천원으로 주가가 올라 주식을 팔고 5백만원의 수익을 냅니다.

9)    반년 후 주식이 10만원으로 오른 것을 보며 배가 아프지만 자신이 판 75천원이라고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는 사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인간의 심리 상태 변화

이 모두가 우리가 타고 난 인간의 인지 편향 (Cognitive biases)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자 금융 투자의 성공을 막는 잘못된 행동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하나하나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1)    친한 지인 여럿이 모 기업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         편승 효과 (Bandwagon effect) 군중 심리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된 투자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의 판단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투자는 가격 변동에 따라 불안한 심리 상태로 이어져 그릇된 판단으로 끝날 위험이 높습니다.

2)    그리고 그 기업이 앞으로도 매우 유망하다는 기사와 인터넷 글들을 검색해서 읽어봅니다.

·         선택 편향 (Selection bias): 자기가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는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언론에 많이 언급되는 내용이라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이미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더 늦기 전에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해서 한 주당 7만원에 주식을 1000주 매입합니다.

·         맹점 오류 (Blind-spot bias): 제대로 된 의사결정 및 분석이 없이 묻지마투자에 나섰다면 본인 결정의 맹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과감한 투자라는 말로 무모한 투자를 포장할 위험이 있습니다.

4)    한 달 후 8만원으로 주식 가격이 오릅니다. 천만원의 수익에 기뻐합니다.

·         기준점 편향 (Anchoring): 7만원이라는 숫자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거나 8만원이라는 이익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하지만 7만원이나 8만원이라는 숫자는 본인이 무작위로 찍은 가격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5)    석 달 후 5만원으로 주식 가격이 떨어집니다. 2천만원의 손실에 자신의 투자를 후회합니다.

·         결과 오류 (Outcome bias): 결정을 내린 원인이 아닌 결과에 비추어 평가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확실한 분석과 계획을 동반한 투자가 아니라면 눈 앞의 손실이 주는 고통이 잘못된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6)    찾아본 신문기사나 증권사 보고서들은 대부분 적정가격을 10만원으로 평가합니다.

·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 사람들은 자기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부합하는 정보만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시장 가격이 적정 가격과 다른 중요한 이유를 놓치고 오판을 할 수 있습니다.

7)    주식 투자는 장기투자라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장기 보유를 다짐합니다.

·         타조 효과 (Ostrich effect) 및 손실 회피 (Loss aversion): 타조가 땅에 머리를 파묻는 것과 같이,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정보를 무시하는 오류입니다. 아무 계획이 없이 큰 수익만을 기대하고 투자한 후에 갑자기 손실을 정당화하면서 장기투자라는 말로 손실을 합리화합니다.

8)    넉 달 후 75천원으로 주가가 올라 주식을 팔고 5백만원의 수익을 냅니다.

·         제로 리스크 편향 (Zero-risk bias): 물론 수익을 낸 사실은 축하할 일이지만 5백만원의 수익이 최선의 선택인지에 대한 고려 없이, 2천만원의 손실에서 비롯한 고통의 기억이 지나치게 빠른 투자 수익 회수로 이어졌을 수 있습니다.

9)    반년 후 주식이 10만원으로 오른 것을 보며 배가 아프지만 자신이 판 75천원이라고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는 사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         선택 지원 편향 (Choice-supportive bias) 및 기준점 편향 (Anchoring): 사람이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리는 순간, 그 사람은 그 결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75천원에 판 것이 잘못일 수 있고, 10만원에 사지 않는 것이 틀린 판단일 수 있습니다.

 

민스키 (Hyman Minsky)라는 경제학자는 이를 금융시장에 내재하는 투기 심리 및 거품을 금융 시장과 연결하는 이론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의 그림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민스키  (Hyman Minsky)가 제시한 금융시장에서의 거품의 생성과 붕괴

이 사례에서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 인간은 이러한 감정의 롤러코스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기계가 아닌 이상 (또는 매우 특이하게 냉정한 심리 상태를 타고나지 않은 한) 우리 모두는 투자 결정 후에 이와 같은 감정의 기복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가격의 등락에 따라서 갈대처럼 흔들리는 내 마음을 미리 인지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가짐이 중요한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둘째,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그러한 감정의 기복에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이나 사전 행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전략이 감정 기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 그럼에도 감정에 흔들릴 때 어떻게 행동해야 오판을 줄일 수 있을 지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그러한 준비가 없다면 시시각각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친 그릇된 투자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금융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투자 전략과 계획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다시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편견과 편향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편향이라는 단어는 조금 어렵습니다. 한 번에 확 느낌이 오는 말은 아닙니다. 영어로는 바이어스 (Bias) 라고 표현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의미인데, 그 중에서도 금융 투자의 성공을 방해하는 인간의 인지 편향 (Cognitive biases)에 관한 내용입니다. 위의 예시를 통해 조금이나마 우리의 마음이 순간 순간의 주식 가격의 변동에 따라 어떻게 갈대처럼 흔들리는 지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그럼 도대체 어쩌라는 건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편향에서 비롯한 잘못된 투자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모든 편향의 종류를 다 공부해서 알고 나면 잘 대처할 수 있을까요?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 편향 (Cognitive biases)에 관한 연구 및 범위는 매우 넓습니다. 아래 그림은 심리학자들이 정의해 놓은 우리 인간의 수많은 인지 편향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한 눈에 봐도 엄청나게 많은 인지 편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간 두뇌의 인지 편향 (cognitive biases)

 

 

이 모든 인지 편향만 다루려면 두꺼운 책 한 권은 따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 모든 내용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을 아는 것’, 즉 인간이 금융 투자 과정에서 이러한 인지 편향으로 인한 틀린 판단을 쉽게 내리게 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알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것입니다. 그리고 투자 과정에서 그러한 틀린 판단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고 재차 질문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좁은 시야 또는 치우친 생각에 빠져서 투자 판단을 하고 있지는 않은 지 계속 확인하는 부지런한 자문자답의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1.1.4.   투자의 정의: ‘미래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기

인간은 손실과 위험,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본능을 바탕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수렵생활을 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 들리는 공룡이나 맹수의 울음소리 또는 조그만 기척에 먼저 몸을 사리지 않았거나, 알지 못하는 식물이나 독충 또는 자연 현상을 미리 멀리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인류는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멀리 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피해가는 인간의 본성이 오늘날 인류가 진화를 통해 적자생존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만약 위험을 다 일일이 확인하고 몸을 피했다면 사자의 밥이 되었거나, 자연재해의 피해로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습니다. 생명을 부지했다고는 해도 몸이 매우 피곤한 삶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하나 죄다 따져보고 확인하려면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하니 먹을 게 부족한 상황에서는 효율적이기도 못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인지하거나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부터 두려움을 느끼면 우선 몸을 사리고 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본능적인 위험 회피, 손실 회피 성향은 성공적인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선 위험이 하나도 없다면 당연히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없습니다. 영어로 ‘No risk, No return’이라는 이 말은 금융 투자의 본질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커다란 이익을 확실히 얻을 수 있다면 그 사실은 이미 금융 시장에서 높은 거래 가격에 반영하고 있을 것입니다. 미래의 불확실한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식의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러한 불확실한 위험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익이 날 가능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투자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위험 회피 본능을 거스르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투자 과정에서 반드시 따르는 손실과 위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또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라는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확률적인 사고를 해야 합니다. ,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잇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유명한 전문가도 당장 내일의 주가는 알 수가 없습니다. 100% 확실한 예측, 고수익 100% 보장 등의 헛소리는 그냥 무시해야 합니다.

 

이렇게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순간, 매 시각 일어나는 가격 변동에 조금은 덜 흔들릴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분석이나 자신의 확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좀 더 열린 자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손실이 날 수 있다라는 위험에 대한 냉정한 현실 인식도 가능해집니다.


1.1.5.   그럼에도 피할 수 없는 투자

인간의 편견과 편향, 그리고 불확실성 회피 본능까지 따지고 보면 투자는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 우리의 본성을 거스르는 비인간적 행위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투자를 합니다. 부모가 되어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 재산이 들어가는 인간의 행위는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 존재하는 우리 모두는 각자의 부모님의, 그리고 그 조상들의 투자의 결과물입니다. 또한 노후 대비 및 은퇴 자금 마련 또한 투자 없이는 이루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의 본성에 따라 손실과 위험, 불확실성을 회피하며 대중의 유행을 쫓아가다가 필연적으로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노후와 후세를 위해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를 안고 삽니다.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는 것입니다.

 

중언부언 말이 길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투자의 정의를 통해 다음 네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1.    투자라는 개념이 가지고 있는현재의 자원을 미래를 위해 잠시 인내하고 묻어둔다라는 사전적 정의와 어원을 되새겨보면, 결국 저축이 성공 투자의 절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묻어둘 현재의 자원의 양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인간의 생존 본능은 이미 투자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본능적으로 투자자입니다.

3.    인간의 두뇌는 생존에 필요한 많은 편향들을 가진 채 진화했으나, 이러한 편향에 휩쓸린 투자 행위는 잘못된 투자 결정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금융 시장에서 거품이 반복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4.    투자는 반드시 불확실성을 동반합니다. ‘미래를 알 수는 없다라는 올바른 현실 인식을 토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투자는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라는 판단을 할 수 있는 투자 대상 및 투자 전략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 주의 과제:

1)    투자에 나서기 전에 본인의 현재 저축 계획을 점검해봅시다. 한 달에 얼마 정도 저축이 가능한 지, 어느 정도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더 늘릴 수 있는 지 적어보세요.

2)    본인이 한 투자 결정 (주식, 부동산, 코인 등)을 한 번 시간 순서대로 적어보세요. 그 과정에서 본인이 느낀 심리들을 적어보고 의사결정 과정을 되돌아봅시다. 혹시 그 중에 어떠한 인지 편향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린 적이 있었는지 적어보세요.

3)    투자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1억으로 이익이 불어난 상황을 떠올려보세요. 당장 주식을 팔아서 5000만원의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닐까요? 그 이유를 적어보세요.

4)    반대로 5000만원이 500만원으로 줄어들어버린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그 고통이 얼마나 클 지, 그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최대한 자세히 적어보세요. (고통을 상상 체험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으니까 최대한 실감나게 상상 해보시기 바랍니다.)

5)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투자 결과라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신이나 종교, 또는 전문가나 언론의 이야기들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6)    인간의 편향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투자 및 판단을 하고 싶으시다면 훌륭한 책 한권을 추천합니다. 대니얼 카너먼 (Daniel Kahneman)이 쓴 생각에 관한 생각’ (Thinking, Fast and Slow) 이라는 책입니다.

카너만: 생각을 위한 생각 (Thinking, fast & s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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