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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미국 소매 판매 내용은 약간 엇갈린 수치가 나왔다.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 (US PPI)는 예상보다 낮은 수치. 가장 주목한 미 연준 FOMC는 12월에 비해 확실히 긴축 자세로 돌아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BOE는 1명이 금리 인상에 반대 투표를 던지면서 예상보다 더딘 긴축기조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1. 주요 경제지표 + 채권 시장 (Bond & Rates)

2월 미국 소비자 소매 판매 (US Retail Sales)는 -1.2% MoM라는 약한 결과였지만 전월 수치가 크게 상향 조정되면서 결과적으로는 크게 의미 있는 영향은 끼치지 못했다. 하지만 명목 수치가 아닌,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제 판매 수치는 아래 그래프의 회색 선처럼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실질구매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향후 미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다.

2월 미국 소매 판매 (Retail sales) 실질 판매 하락세 (Barclays)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 (PPI Core)는 0.2% MoM 상승에 그쳐 예상치인 0.8%에 미치지 못했다. 이 또한 주식 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고, 채권 금리도 일시 하락하는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지표를 들여다보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받는 PM이 아래 그래프와 같이 대부분의 하락에 기여했고, 그 외의 상품 가격들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 압력을 유지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은 이어지고 있다.

2월 미국 생산자 물가 지수 -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일시적 약세 (Barclays)

이 두 가지 경제 지표는 물가상승이 실질 구매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고, 생산자 물가는 일시적 약세일 뿐 여전히 상승 압력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중앙은행 정책 + 채권 시장 (Bond & Rates)

3월 16일 미 연준 (FED)의 FOMC 통화정책 발표는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상당히 매파적인 결과가 나왔다. 정책 금리 25 bps bps 인상은 예상 그대로였지만, 'ongoing increases'라는 표현을 담아 앞으로의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했고, 'at a coming meeting'에서 QT를 시작하겠다는 표현도 나왔다. 한 명의 소수 의견은 25 bps 인상이 아닌 50 bps에 투표했고 (Bullard 위원), Powell 의장 본인도 기자회견에서 향후 50 bps 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3월 FOMC dot chart (Bloomberg)

여기서부터는 나의 의견. 현재 FOMC의 상황 인식과 경제 지표 전망치를 그대로 믿을 수가 없다. 연준은 정책 금리를 천천히 앞으로 2년 간 열 번의 금리 인상을 통해 2.50% 올리는 수준으로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공급 충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낮은 정책 금리와 QE가 지금의 고물가를 유발한 부분이 크다. 따라서 보다 강한 긴축 정책을 쓰지 않는다면 FED는 아마도 물가를 잡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FED가 발표한 아래 전망치를 보면 실질 금리가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2004년에서야 겨우 +0.5%에 도달한다. 또한 이미 지난 12월에 2.6%의 물가상승을 예측한 FED가 3개월 만에 4.3%로 대폭 예측치를 수정했다.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전망치들이다. 이러한 FED의 전망은 안타깝게도 '희망'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고, 추후 더 빠른 긴축 정책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이미 FED는 물가를 잡을 타이밍을 놓쳤고, 아마 올해 내내 지금보다 더 강한 긴축 및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3월 FOMC SEP (경제 지표 전망)

Data-dependant라는 중앙은행 정책은 지금의 물가 상승 압력 국면에서는 계속 뒷북 대응만을 가져오리라 생각한다.

 

또 아래 그래프를 보면 미국 실질 금리는 여전히 지나치게 낮은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돈이 너무 많이 공짜로 풀린 상태인데 이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

미국 2년 및 10년 만기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Citi)

 

아래 그래프는 지금처럼 고물가 압박을 받은 70년대 후반의 미국 금리 및 CPI 추이인데, 결국 실질 금리의 상승으로 물가가 꺾이기 시작했음을 잘 보여준다. 만약 앞으로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FED는 결국 뒷북 금리 인상을 더욱 강하게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70년대 - 80년대 미국 금리 및 물가 추이 (Citi)

 

3월 17일 영국 중앙은행 (BOE)는 시장의 예상보다 매우 완화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발표했다. 8-1의 투표로 이뤄진 25 bps 금리 인상은 1명의 반대표가 금리 유지였다는 측면에서 예상 밖의 결과였다. 그 외의 정책 내용도 전보다는 더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실질 임금의 약화를 우려하는 발언이었는데 솔직히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1-2주 정도 영국 금리가 낮아질 수 있겠지만, 결국 BOE는 시장의 믿음을 잃고 물가 조절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3. 주식(Equities), 환율(FX), 상품(Commodities) 시장

주식 시장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기 감소 및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조치, 기관 투자자 UW 및 short positioning, 그리고 지난 금요일의 옵션 만기 헤징 등이 맞물리면서 상당한 반등에 성공했다. 다음 달 미국 CPI 지표 전까지는 나름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리라 예상하지만, 전 고점에 가기 전에 이미 S&P500은 4600선 부근에서 다시 매도 압력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예상한다.

 

결국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소강 국면으로 돌아서더라도, 물가압력으로 인한 소비 둔화가 얼마나 기업 실적에 압박을 끼칠 것인지, 그리고 연준의 긴축 정책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것인지가 여전히 두 가지 핵심 거시 요소인 상황이다. 향후 1개월 정도 단기 반등 장세는 여전히 주식을 팔 기회라고 본다.

 

환율 및 상품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진정 및 러시아의 달러 채권 지급으로 부도 위기를 넘기면서 안정을 찾았다. 

 

 

4. 이번 주 교훈 및 다음 주 전망

금리 상승 국면에서 short risk로 나름 +15 bps 이상 수익을 내면서 나쁘지 않은 한 주 실적을 기록했다. 

아쉬운 점은 시장에 공포가 넘칠 때, 좀 더 담대하게 포지션을 잡지 못한 이달 초의 모습.

 

다음 주는 아마도 분기말을 앞두고 금리는 조정 국면을 맞으리라 예상한다.

 

좀 더 길게 올여름까지는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여전히 FED는 조금씩 뒷북 정책으로 물가 상승을 쫓아가기 급급하리라 예상한다. 연준은 어쩔 수 없이 더 강한 매파적인 기조를 드러낼 것이다.

 

"Inflation Is Always And Everywhere A Monetary Phenomenon." - Milton Friedman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돈은 계속 풀린 상태 이리라. 이에 더불어 지금 우리는 러시아 경제 제재로 공급 충격까지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연준이 경제를 연착륙시키면서 물가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어쩌면 물가 상승을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Recession (불황) 일지도 모른다. 경제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해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서 그들이 느끼는 불안 또는 초조함을 주의 깊게 살필 계획이다. 포지션은 여전히 sell the rallies, both rates and equities.

3/21 - 3/25 미 연준 (FED) 발언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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