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노트/중앙은행 정책

2022.5.4 미 연준 FOMC 통화정책발표 복기: "75 bps 'NOT' actively considered"

런투노 2022. 5. 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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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 연준 (FED) FOMC 통화정책 발표는 시장의 예상대로 50 bps 정책 금리 인상과 6월부터 시작하는 빠른 QT 일정이 나왔다. 정책 발표 문구에서 두 가지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Ongoing increases라는 표현으로 forward guidance 유지
2. 75 bps 인상을 주장한 소수 의견 없이 만장일치 50 bps 인상 결정

또한 QT와 관련해서는 6월부터 석 달 간은 UST 30 Bn / MBS 17.5 Bn, 그 후에 9월부터 속도를 높여 UST 60 Bn / MBS 35 Bn으로 줄여간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QT보다는 빠르지만, 역시 시장의 예상 범위 안.

2022년 5월 FOMC 정책발표문구 수정 비교 (May FOMC vs. March)

 



그리고 30분 후에 시작한 기자회견.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직접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진행했다. 

기자회견 시작과 동시에 파월 (Powell) FOMC 의장은 관례를 깨고 미국 국민들을 향해 일종의 약식 담화를 발표했다. 요약하자면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통은 익히 잘 알고 있으며, 우리는 물가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선언이었다. 추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나오기도 했지만, 물가를 잡지 못하는 거 아니냐라는 비판과 의심의 눈초리를 상당히 의식하는 듯한 머리말이었다.

그리고 곧장 시작과 동시에 파월 (Powell) FOMC 의장은 두 마디 발언을 했다.
'Inflation is much too high.'
'Labor market is extremely tight.'
이보다 더 강한 매파적이고 직선적인 발언이 있을까 싶은 발언으로 연설문 낭독을 시작.

하지만 채권 금리를 하락세로 되돌리고, 주가를 밀어 올리기 시작한 오늘의 하이라이트 발언은 다음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Q> Steve, CNBC, thanks for taking my question, Mr. Chairman.  You talked about using 50 basis point rate hikes, possibility of them in coming meetings.  Might there be something larger than 50?  Is 75 or a percentage point possible, and perhaps you can walk us through your calibration, why one meeting should we expect a 50, why something bigger, why something smaller?  What is the reasoning for the level of the amount?  Thank you.


A> CHAIRMAN JEROME POWELL: Sure.  75 basis point increase is not something the committee is actively considering. What we are doing is we raised 50 basis points today.  We have said that assuming that economic and financial conditions evolve in ways that are consistent with our expectations, there is a broad sense on the committee that additional 50 basis increases should be, 50 basis point increase should be on the table for the next couple meetings.  We will make the decisions at the meetings of course.  We will be paying close attention to the incoming data and evolving outlook, as well as financial conditions, and finally of course we will be communicating to the public about what our expectations will be as they evolve.

 

75 bps를 한 번에 인상하는 것을 현재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한 마디에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어버렸다. 그 외의 모든 발언들은 상당히 매파적이었지만 어쩌면 동시에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보면, 75 bps 인상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부정하는 이 발언이 오늘 기자회견의 핵심이었다.

 

아마 이렇게 직설적으로 75 bps 인상 가능성을 부정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솔직히 런투노는 전혀 예상 못함.) 물가를 잡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다는 식으로 발언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 연준 (FED)은 이런 발언으로 시장에 뒤쳐지는 것을 막으려고 의도한 듯하다. 시장보다 앞서기 위해 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게 너무 앞서 가지 말라고 guidance를 줬다는 측면에서 나름 주도권을 되찾는 묘수. 다만 이게 계속 유효할지 아닌지는 금요일에 나올 임금 지표와 다음 주 CPI에 달렸다. 우선 일주일의 시간을 벌은 미 연준 (FED). 

 

이 발언이 나온 시점부터 미국 금리는 단기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 20 bps 이상 움직였다.

75 bps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Powell 의장 발언 이후 미국채 2년물 금리 하락 시작 (런던시간)

그리고 동시에 상승세로 돌아선 미국 주가지수.

75 bps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Powell 의장 발언 이후 주가 상승 시작 (런던시간)

 


향후 전망 간략히.

 

우선 오늘은 시장의 consensus positioning 인 short rates & short risk (a.k.a. short risk parity)가 short squeeze rally를 통해 고통받는 시장 전개. 아마 금요일 미국 고용지표 및 다음 주 CPI 발표를 앞두고 다시 금리 short를 노리는 flow가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우선 2년 채권 금리 2.60% 즈음에서 저점을 확인하면서 다시 sell the rally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은 큰 변수가 없으면 다음 주 CPI 발표 전까지는 bear market rally 흐름으로 갈 듯. FX에서도 USD 강세가 약세로 바뀌는 단기적 흐름. 우선 단기 retracement를 주시하면서 rates short 및 USD long 재진입 타이밍을 잡을 계획. 특히 내일 (5/5) 아마 유럽 금리가 미국 따라가면서 상당히 하락할 텐데, EUR rates short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마지막으로 오늘의 50 bps 금리 인상의 역사적 의미. (아래 그림 참조)

미 연준 (FED)이 마지막으로 50 bps 금리 인상을 한 것은 2000년 5월이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1995년 2월, 1994년 8월, 그리고 1987년 4월. 즉 35년간 단 네 번밖에 없었다. (롯데나 엘지 한국시리즈 우승보다는 자주...) 그런 정책을 앞으로 연이어 두 번 더 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 연준 (FED)이 2번의 FOMC에서 연이어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런투노를 비롯해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긴축 통화 정책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20, 30년 만에 한 번 있을 거시 흐름의 전환점이다.

 

당장 오늘 금리 시장의 반응만 놓고 보면 미 연준 (FED)이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정책을 발표한 것 같지만, 이건 단기 포지셔닝 정리 및 헤징으로 인한 일시적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길고 커다란 통화긴축정책의 시작점에 있다. 아마 지금처럼 미국 주가지수가 잘 버텨주면서 CPI가 계속 높게 나온다면 시장은 다시 FOMC의 추가 금리 인상 압박을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 

 

2022년 5월 4일은 역사적인 FOMC 50 bps hike을 목격한 하루였다.

 

이제 Back to the 90s에서 물가가 잡히느냐, 아니면 back to the 70s로 가느냐...

That's the million dollar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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